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앙지인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최근 상황은 신용위기가 대증요법으로 치료 가능한 성질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모기지 업체에서 투자은행으로 이어졌던 서브프라임 파장은 이제 미국 채권 보증 전문 보험사들까지 뻗쳐가고 있다.
◇발단 : `모노라인`, 구조화채권에 손을 대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른바 `모노라인`이라고도 불리는 채권 보증 전문 보험회사들이 서브프라임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이들은 발행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지원하기 위해 보증을 서주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보험사로 MBIA와 암박(Ambac) 파이낸셜 등과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발단은 모노라인들이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위험도가 높은 구조화 채권에 투자를 한 것. 다른 투자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모노라인들도 높은 수익률에 눈이 멀어 주택담보대출 유동화증권(RMBS)와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서브프라임 관련 구조화 채권에 손을 댔다.
◇전개 : 유동성 고갈..CDS 금리 급등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시장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문제는 전개됐다. 신용우려가 고조되면서 채권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보험인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의 금리가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최상위 신용등급인 `AAA`를 획득하고 있는 MBIA와 암박과 같은 회사들의 CDS는 현재 각각 310bp와 345bp 치솟은 상태다. 또다른 모노라인인 XL 캐피털의 경우 445bp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위기 : 모노라인 신용등급 강등 우려
위기는 이들 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향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모노라인들의 주가는 신용등급 하향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불과 지난 한 달 만에 암박의 주가는 60%, MBIA는 42%가 폭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구조화 채권의 신용등급에 `하향 폭탄`을 투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늑장 대처와 부실한 등급 산정이 신용위기를 심화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 신평사들은 최근 들어 구조화 채권의 등급을 무차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 구조화채권 등급 `폭탄 하향`..신용위기 안끝났다)
◇절정 : 등급 하향시 美 전체 지방채 시장 타격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하향은 미국 지방정부의 주 자금 조달원인 지방채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절정에 달할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또 상당수 지방채 거래가 모노라인의 신용등급을 근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 업체의 신용등급을 하향한다는 것은 지방채 시장 자체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FT는 진단했다.
◇신평사 "등급하향 않을 것" vs. 투자자 "모두 한 통속"..결론은?
모노라인 업체들은 자사가 서브프라임의 위협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같은 신평사들도 지난달 31일 모노라인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계획이 없다며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현지 애널리스트는 "신평사와 모노라인이 근친상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투자자들이 믿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노라인 전문 분석업체인 지미크레딧은 투자자들에게 "MBIA와 암박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고하며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