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비수도권 청약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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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자를 모집한 대구 달서구 본동 ‘빌리브 라디체’에선 미분양 주택 481가구가 발생했다. 2순위 청약까지 받았지만 일반분양 물량 520가구 중 주인을 찾은 건 39가구에 불과하다. 같은 달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서 공급된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에서도 358가구를 일반분양 했는데 청약 신청자는 1·2순위를 합쳐 85명뿐이다. 나머지 273가구는 미분양 상태가 됐다.
대규모 미분양 현상은 대구 지역만의 일이 아니다.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분양된 707개 단지 중 117곳(16.5%)에서 미분양이 나왔다. 분기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다. 미분양 단지는 모두 비(非)수도권에 쏠려 있었다. 4분기 비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439곳) 네 곳 중 한 곳은 미분양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비수도권 청약 시장이 냉각된 건 집값 하락론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집값이 꺾일 수 있다는 퍼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6.1로 2019년 6월 이후 2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를 밑돌면 상승론보다 하락론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낮으면 낮을수록 하락론이 강하다는 뜻이다. 실제 대구나 세종 등에서 수 주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택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도 일부 하락 전환되는 등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역에 따라 청약 심리도 주춤해지는 모습”이라며 “올해 인기 지역에는 청약이 쏠리고 비인기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옥석 가리기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