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주민들 "불산이 그렇게 위험해요?"

불산사고 삼성 반도체 인근 주민들 불안
  • 등록 2013-01-29 오후 1:33:04

    수정 2013-01-29 오후 5:38:56

경기 화성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불산 가스가 누출돼 협력사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9일 오전 현장감식을 위해 경기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사고현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화성=이데일리 최선 기자] “어제 이상허게 손님이 없더만 삼성에서 입단속하려고 그런 건지도 몰러”

불산가스 누출로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 인근에서 김치찌개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54)씨는 불안해했다. 그는 “소량이 유출됐다고 하던데 어제 저녁 7시부터인가 헬기가 떠서 사고 난 부분을 수십 바퀴나 돌았다”며 “어떻게 걱정이 안 되겠냐”고 말했다.

지난 27일 오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불산이 누출됐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은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공장 정문 건너에 식당을 운영하는 유복순(가명·62)씨는 사고소식이 전해진 지난 28일 가족으로부터 안부전화를 받았다. 불산사고 뉴스를 본 동생이 유씨에게 전화를 건 것. 그는 “동생한테 괜찮냐고 전화가 왔기에 불산이 뭔지도 모른다고 했다”며 “위험물질이라면 삼성에서 해결해야 할 일 아니겠냐”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삼성전자가 사고 발생을 뒤늦게 신고한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25시간만에 관계당국에 신고, 늑장 대처로 화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문에서 5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편의점 점주 김모(48)씨는 “큰 회사라서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쉬쉬하려고 했다는데 실망했다”며 “동료를 잃은 직원들이 오가며 사고 이야기를 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불산사고 소식을 전혀 접하지 못한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식당에서는 여직원 3명이 점심식사 손님을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이들은 “불산 소식은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 뉴스도 볼 새가 없다”며 “그게 그렇게 위험한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화성사업장 사고발생 인근 공사장의 인부들 또한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공사장에서 작업중이던 김정태(가명·38)씨는 “(블산 누출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 없다. 누출된 거라고 해도 바람에 다 날아가버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 이날 삼성반도체공장 불산 누출 사고 현장 점검 결과 외부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대기 중 불소 잔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며 “보호장구 착용 여부와 늑장 신고 등이 법령에 위반되는지는 경기도의 현장점검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산은 불소와 수소가 결합한 맹독성 물질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 제거와 웨이퍼 세척에 필요해 반도체 공장에서 대량으로 사용된다. 공기보다 가벼워 확산이 빠른데다 침투력도 강해 심장 부정맥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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