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빅딜`..글로벌 M&A 시장 활기

TI·민메탈·KKR 등 대규모 M&A 발표 이어져
기업·사모펀드 자신감 회복..주주 압박도 영향
  • 등록 2011-04-05 오후 1:49:29

    수정 2011-04-05 오후 1:52:05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글로벌 경제 회복에 자신감을 되찾은 기업 경영진들이 앞다퉈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이번 주 들어서는 다소 규모가 큰 M&A 발표도 잇따랐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전세계에서는 굵직굵직한 M&A 발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의 65억달러 규모 내셔널 세미컨덕터 인수와 중국 민메탈의 호주 자원기업 인수 시도,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24억달러 규모 화이자 사업부 인수, 일본 컨소시엄의 아르코 알루미늄 인수 발표 등이 모두 48시간 이내에 전해졌다.

리서치업체 딜로직은 올들어 지금까지 전세계 기업들이 발표한 M&A 규모가 7841억달러로, 전년동기에 기록한 6379억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1조1000억달러를 기록한 2007년 이후 같은 기간별 수치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이 같은 결과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기업 경영진과 사모펀드들의 자신감 회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거래가 종종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음에도 불구,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서둘러 M&A에 나서고 있다.

주가 상승을 노린 주주들의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은 M&A 발표 이후 통상 주가가 오른다는 점을 노려 기업 경영진에 압박을 가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나스닥 OMX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 그룹 인수 의사를 밝힌 당일 나스닥 주가는 9% 올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선 특히 천연자원 업종이 활발한 편. 이번 달 중국 민메탈이 호주 구리 광산사 이쿼녹스 미네랄즈에 63억캐나다달러(미화 65억달러)의 인수를 제안한 것 외에도 지난달 영국 BP는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유전 및 천연가스 사업부를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딜로직은 올해 이머징 마켓 거래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2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별 거래규모로는 미국과 영국, 중국이 각각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11일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에서는 경제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합종연횡 흐름은 여전하다. 쓰미토모 경금속을 비롯한 일본 컨소시엄이 BP의 아르코 알루미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사모펀드들도 M&A 기회를 노리고 있다. 4일에는 KKR이 화이자의 캡슈젤을 인수한다는 소식 외에도 에이팩스 파트너스가 에피코 소프트웨어 및 액티번트 솔루션즈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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