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700선을 넘어서며 펀드 환매행렬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펀드를 그대로 들고 있는 펀드투자자들도 좌불안석인 경우가 많다. 이번 기회를 놓지면 그나마 어렵게 회복한 원금을 까먹을까봐서다. 국·내외 증시가 단기적으로 급등한데다 여전히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이같은 불안심리는 더 확산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충동적 환매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매에도 원칙이 필요하며 자산관리 스케줄과 자산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신중한 선택을 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환매전략.
◇ 내년 초까지 돈 쓸일 있다면…
내년 초까지 꼭 써야할 돈이 필요하다면 지금이 최적의 환매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대를 1700~1800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팀장은 "국내외 증시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까지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장기 투자를 할 계획이 아니라면 지금 환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원금 수준에 근접했다면 국내 펀드보다는 내년 비과세혜택이 사라지는 해외펀드 비중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 수익률 저조한 펀드…`환매 또는 환승`
벤치마크지수나 다른 펀드와 비교했을 때 수익률 차가 크다면 이런 펀드는 환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오랜시간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면 앞으로도 그럴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주식형펀드 중에서 `PCA 차이나드래곤 A Share증권자투자신탁A- 1[주식]`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5%인 반면 같은 중국 주식형펀드 중에서 `KB차이나퍼커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6%,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은 -0.75%로 최대 37% 차이가 났다. `피델리티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A(주식)` 펀드도 1년 수익률이 1.61%에 그쳤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은 "같은 종류의 펀드지만 기간별 수익률을 비교해봤을 때 몇 십퍼센트 씩 차이가 벌어지는 펀드는 운용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 중복투자 하고 있다면…`솎아내라`
자신이 갖고 있는 펀드 중에서 투자지역이 겹치는 펀드가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 투자자 본격화된 2005년 이후 국내 주식형, 중국주식형, 브라질, 인도펀드 등을 유망한 펀드로 꼽아왔다. 문제는 많은 국내 펀드투자자들이 이들 지역에 중복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중국주식펀드를 갖고 있으면서 브릭스나 친디아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분산투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 다른 투자처가 확실하다면
목표수익률을 달성했거나 원금을 회복했다고 해서 아무런 투자대안 없이 펀드를 환매하면 수익 창출 기회를 날려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여전히 시장전망이 불투명하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펀드 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면 서둘러 환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조언이다.
다만 자산배분 관점에서 리밸런싱을 해야겠다고 판단한 투자자라면 시장 조정기에 투자효과가 높은 주가연계증권(ELS)나 주가연계펀드(ELF), 공모주펀드 쪽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김대열 팀장은 "투자자산 중 펀드비중이 높은 분들은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ELS나 방어적 성격의 혼합형펀드, 자산배분형펀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