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전 사장 배임혐의 무죄 선고

[노컷뉴스 제공] 조세 소송을 중도에 포기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심리로 18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법원 조정의 특성으로 볼 때 정 전 사장의 배임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법원 조정, 상급심 승소 가능성 등 10가지에 달하는 주요 쟁점을 자세히 설명하며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먼저 "검사는 상급심에서 승소가 확실하다는 표현을 썼지만, 16건의 KBS 조세소송 중 1심에서 불과 9건만 승소했다"며 "일방적으로 KBS가 우세한 상황으로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추계과세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국세청도 '다른 쟁점을 야기할 수 있지만 세금을 재부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세금이 재부과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재판부는 검찰에 대해 "공소사실에서는 무엇이 KBS가 법원에 냈어야 할 합리적 조정안인지 아무것도 제시되지 못했다"며 "오히려 KBS가 외부에 조정안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합리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사장이 단기경영실적 개선을 통해 노조와의 갈등을 무마하고 사장을 연임할 의도로 조정에 임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역시 재판부는 "경영실적 개선은 당연히 공사 사장으로서 해야할 임무"라고 일축했다.

정 전 사장은 재판이 끝난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대답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 전 사장은 지난 2005년 6월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취소 소송 1심에서 이기고도 항소심 진행 중 법원의 조정 권고에 따라 556억 원을 환급받기로 하고 소송을 취하해 KBS에 1800여 억원의 손해를 준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