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해외직구가 활성화하면서 KC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전동 이동장치의 국내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의 화재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해외 직구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지난달 11일 전기자전거 배터리 폭발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 다세대주택의 모습(사진=부천소방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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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을)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전동 이동장치의 해외직구 건수는 △2021년 2만건 △2022년 1만8000건 △2023년 4만1000건 △2024년 8월 현재 4만3000건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의 해외직구 증가와 맞물려 KC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들의 국내 반입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KC인증이란 안전·보건·환경·품질 등 분야별 인증마크를 국가적으로 단일화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국내에 유통·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KC인증이 필요하며, 위반 시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판매가 아닌 개인 사용목적으로 해외직구를 할 때는 미인증 제품도 반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제품안전관리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KC 미인증 전동 이동장치의 현황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국민 건강·안전과 직결된 제품에 대해선 KC인증을 받지 않으면 해외직구를 금지하려고 추진했지만, 여론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최근 전동 이동장치의 화재 사고 급증한 것도 KC 미인증 제품의 국내 반입 영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자전거 화재는 2021년 11건에서 2023년 42건으로, 같은 기간 전동킥보드 화재는 85건에서 114건으로 증가했다. 2021년 7억원이었던 전동 이동장치 화재에 따른 재산피해액은 2023년 25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의원은 “최근 전기차, 전동킥보드 등 배터리 화재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며 “KC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전동 이동장치의 해외 직구 현황파악과 품질·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