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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등 문화재 보호와 재산권 보전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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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간담회 개최…입주예정자들, 피해 호소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광이엔씨(대광건영), 제이에스글로벌(금성백조) 2개 건설사는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김포 장릉 ‘왕릉 뷰 아파트’ 사태와 관련해 입주예정자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장릉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하나다. 현행법상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높이 20m 이상 건축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 심의를 받아야 한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허가를 받지 않고 문화재 보존지역에서 아파트를 지었다며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경찰에 고발했다. 다만 건설사들과 관할 지자체인 인천 서구청은 관련 행정 절차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이중 대방건설은 문화재청의 명령 집행 정지 관련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공사 진행이 허가됐지만, 대광건영과 금성백조는 관련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9월 30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이들 2개 아파트단지의 입주예정자들은 간담회에서 연설문을 발표하고 “문화재청, 인천도시공사, 인천 서구청, 건설사의 안일하고 성급한 행동으로 국가의 주택공급정책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입주예정자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2019년 아파트 분양 당시에 비해 현재 집값이 크게 오른데다 이미 사용한 청약통장을 복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당시 분양금액을 보상받더라도 현실적으로 새 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철거 가능성 배제 못해…대규모 소송전 예상
문화재청 자문 기구인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건설사들이 제출한 아파트 외벽 색상과 마감 재질 교체, 아파트 인근에 육각정자 설치 등 개선안에 대해 이미 보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는 장릉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문화재청은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아파트 단지별로 부분 철거가 가능한지 등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문화재위원회 본 위원회에서 이를 다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배현진 의원실이 최근 공개한 문화재청의 관련 시뮬레이션에는 문제가 되는 아파트 동들을 4층으로 만드는 등 설계를 바꾸거나 최소 30m~최대 58m의 나무를 심어 가리는 방법 등이 담겼다.
다만 문화재청은 아직 검토할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배현진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는 참고용으로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도 수정 중”이라며 “소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본 위원회에서 결론을 지으면 이를 토대로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만약 내년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실제 일부·전체 철거 결정이 나올 경우 대규모 소송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철거 시 1조원대 피해액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 대광건영 관계자는 “철거 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인정할 수 없으며 끝까지 다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금성백조 관계자는 “문화재청은 철거를 고집하고 있으나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예정된 시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올바른 선례를 만들고 원칙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며 “처벌 수위는 최고 수준까지 고려하되, 피해를 보는 입주민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