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항공모함 핵심 소재기술 개발할 기회

  • 등록 2021-01-08 오전 10:43:13

    수정 2021-01-08 오전 10:43:13

[변응선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군 국정감사에서 경항공모함 도입과 여기에 실을 단거리이륙·수직착륙 함재기 도입을 두고 많은 토의가 있었다.

경항공모함은 그 나라의 국력과 위상을 상징하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 경항모는 민관군 모두가 힘을 합쳐 신중하면서도 미래를 보는 전략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

주변국인 중국은 라오닝급과 산둥함 2척 외에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운용할 계획이다. 일본도 현재 두 척의 대형수송함을 미국과 손잡고 경항모로 개조 중이다. 이를 보며 우리도 20년, 30년 이후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때임을 절감한다.

변응선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한국재료연구원)
우리는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기술을 바탕으로 독도함,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 건조 능력을 보유했다. 여기에 함재기를 탑재해 운용하려면 몇 가지 핵심기술의 추가확보가 필요하다. 방위사업청은 이를 위해 비행갑판과 플랫폼 설계기술 선행연구를 시작했으며, 지난 10월 통합 착수 회의를 개최했다.

비행갑판은 함재기가 단거리이륙과 수직착륙 때 엔진 분사열에 녹지 않는 내열갑판을 말한다. 여기에는 특수한 소재와 코팅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핵심 기술들은 미국과 영국 등에 의해 개발돼 대형 강습상륙함과 퀸엘리자베스호 등의 중형항모에 적용되고 있지만 최첨단 국방기술로 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본인은 엔진 분사열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견딜 수 있는 내열갑판용 코팅재를 개발하는 단위과제의 책임자로서 우려와 격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경항공모함용 비행갑판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고난도의 길이지만, 축적된 역량과 국내 산업적 기반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목표는 1000℃ 이상의 배기열로부터 비행갑판을 보호하는 것이다. 배기화염에 의한 갑판의 온도상승과 열응력, 분사력에 의한 손상은 전력손실의 위험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비행갑판의 내열처리는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항모 건조의 핵심기술 중 하나이다.

기술 동향을 심층·교차 분석한 결과, 거대 해양 구조물 특성을 감안한 내식성, 분사 화염에 대한 내열성, 갑판 위를 움직이는 항공기와 승조원들의 움직임을 보장하는 미끄럼 방지 기능을 가진 소재기술이 요구됐다.

또한 습하고 염분이 많은 해안의 기상 상황에서 대면적의 균일한 코팅을 신속히 행하는 장치 및 공정기술은 소재기술 만큼 중요한 핵심요소이다.

한국재료연구원 표면재료연구본부는 지난 20여 년간 고온 열차폐, 내열코팅 연구를 통해 높은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를 국내 대형 가스터빈 고온부품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예비발사체 연소기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식성, 내열성 및 미끄럼 방지 특성을 모두 만족하는 코팅 소재와 구조, 대면적이 균일하고 안정된 코팅 기술, 야외 해양환경에서 재현성 있는 코팅 장치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된 시제 코팅은 화염시험을 통해 성능을 평가한 다음 비행갑판에 적용될 예정이며, 해양분쟁 억제, 해양생존권 사수, 국가 재해재난 대처 등 대한민국 해양수호 선봉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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