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고, 늘리고'…국산신약의 생존 몸부림

보령 '카나브'·LG생과 '제미글로', 복합제 변신 중
일양, '슈펙트' 1차치료제 진입 막바지 임상
다국적제약사 경쟁 토대 마련
  • 등록 2015-02-05 오전 10:29:21

    수정 2015-02-05 오전 10:35:3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자체개발한 신약제품의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이다. 다른 의약품과 결합한 복합제를 내놓거나 사용범위를 확대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공들여 개발한 신약인만큼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경쟁구도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생존 몸무림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003850)은 고혈압신약 ‘카나브’와 고지혈증약 ‘아토르바스타틴’을 동시에 투여하는 임상1상 시험에 착수했다.

카나브와 리피토를 결합한 복합제를 만들기 위한 임상시험이다. 지난 2011년 발매된 카나브는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지난해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자체개발 신약을 활용해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한 알의 약으로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나선 것이다. 보령제약은 또 다른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에 카나브를 결합한 복합제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처방의약품 시장이 환자들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고지혈증+고혈압’ 복합제는 한미약품(로벨리토), LG생명과학(로바티탄), 대웅제약(올로스타), 유한양행(듀오웰) 등이 출시했고 종근당과 제일약품 등이 개발 중이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개발 속도는 다소 늦지만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신약을 활용해 복합제를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이뇨제를 결합한 카나브플러스를 2013년 발매했고, 고혈압약(암로디핀)을 함유한 복합제의 임상3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일양약품(007570)은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의 사실상 본격적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2년부터 한국, 필리핀, 인도, 태국인 24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이달 중 완료한다. 이번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슈펙트는 이르면 상반기내 1차치료제 승인을 받게 된다.

지난 2012년 아시아 최초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등장한 슈펙트는 백혈병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글리벡’보다 효과가 월등한 약물로 평가받는다. 다만 글리벡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에 한해 2차 치료제로 사용하도록 허가돼 사용 환자가 제한적이다.

이에 반해 슈펙트의 경쟁 약물인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와 BMS ‘스프라이셀’이 신규 환자에도 사용 가능한 1차 치료제로 판매되면서 관련 시장에서 슈펙트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양약품 측은 슈펙트가 1차치료제로 인정받으면 다국적제약사들의 약물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약약품 관계자는 “이달 중 슈펙트의 1차치료제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환자 투약이 완료된다. 임상 데이터 분석, 보험약가 협상 등의 절차를 거쳐 상반기내 1차치료제 판매 승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068870)은 당뇨신약 ‘제미글로’의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에 또 다른 당뇨치료제 ‘메트포민’을 결합한 제미메트50/1000mg을 이달 발매한다. 2013년말 발매한 ‘제미메트서방정25/500mg’의 고용량 제품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효과가 강력하고 오래가는 복합제를 통해 치열한 당뇨치료제 시장경쟁을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와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섞은 복합제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당뇨치료제인 제미글로에다 고지혈증 치료 성분을 추가한 복합제로 만들어, 알약 하나로 두 개의 질병을 한꺼번에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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