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먹구름 언제 걷히려나

  • 등록 2011-07-15 오후 4:35:48

    수정 2011-07-15 오후 4:35:48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어닝시즌이 시작됐으나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않고 있다.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 한 마디에 시장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유로존 채무 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미국의 채무 한도 증액 문제가 난항을 겪는 것도 투자자들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모처럼 어닝시즌다운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미국 2위 은행 JP모간체이스의 2분기 순익이 전년비 13% 증가하면서 전문가 예상치를 만족시켰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6월 소매판매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에 상승세를 타던 증시가 휘청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지금 당장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일 언급한 추가 부양책 검토 가능성을 하루 만에 번복했기 때문이다. 사실 같은 말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워낙 민감해져 있던 시장이라 반응 또한 컸다.

그나마 다소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이날 장 마감 후 구글이 내놓은 실적. 구글의 순이익과 매출액 모두 급증하며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매출은 1998년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0% 이상 치솟기도 했다. 15일 기술주들이 이에 화답해 줄 지 관심을 모은다.

이날엔 다양한 재료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날은 유로존 채무위기의 완화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먼저 유로존 91개 은행들에 대한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된다. 이탈리아에선 전날 상원이 승인한 재정 긴축안이 하원에 넘겨져 표결에 부쳐진다.

미국에선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 이견이 서로 팽팽한 가운데 촉박한 시한을 맞추기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측에 이날 회의를 갖지 않는 대신 16일까지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강등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만큼 정치권은 급한불부터 진압하려는 모습이다.

유로존 부채위기와 미국 채무한도 증액 문제는 정치적으로 얽혀 있어 앞으로 어떻게 해결될 지 예단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외 변수의 먹구름이 걷힐 경우 증시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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