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해외근무만 10년째인 장국환 베이징모비스 변속기 유한공사 총경리(사진).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 때문인지 언제나 일감을 몰고다니는 그는 글로벌 모비스의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장 총경리는 우선 베이징현대 얘기부터 꺼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012330)로서는 현대·기아차의 판매성적이 바로 모비스의 실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서 폭스바겐이나 닛산, GM 등 경쟁사들이 현대차를 견제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 업체들이 춘절 이후에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베이징현대의 판매실적이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 총경리는 "현지의 딜러들도 현대차를 사려는 고객들은 있지만 현대차도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장은 구입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면서 소위 `대기효과`로 인한 판매부진을 걱정했다.
하지만 장 총경리는 "우리에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품질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현대차 판매부진이라는 악재가 그리 우려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가 꼽은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의 성장동력은 크게 세 가지.
우선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 주재원들은 모두 하나 같이 이 분야 최고 전문가라는 점을 들었다. 현재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주재원은 총 9명. 모두 변속기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돼있다는 것이 장 총경리의 자랑이었다.
마지막 이유는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 작업자의 작업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았다. 장 총경리는 "옌지에 위치한 기술학교에 가서 제일 숙련된 사람들을 뽑아 데려온 후 회사내에서 다시 기술학교를 열어 꼼꼼하게 재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업체들이 웃돈을 주고 모비스의 근로자들을 스카웃 하려는 경우가 많아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다고 장 총경리는 슬쩍 귀띔했다.
오랜시간을 해외 일선에서 보낸 사람답게 향후 북경 모비스 변속기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미 `글로벌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현대·기아차의 부품공급 체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하되 이를 기반으로 예를 들어 벤츠나 혼다가 도면을 가지고와 요구할 경우, 그대로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기능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자체 R&D센터를 가지고 있는 상하이 모비스의 경우 에어백을 생산하는데 자동차의 제원만 주면 어떤 차종이든 제조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부품업체들은 앞으로 값싼 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업체들의 역수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납품업체들의 품질이 안좋을 경우, 그 업체와의 관계를 끊을 수 밖에 없다. 한국 부품업체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장 총경리는 향후 모비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중국은 모비스가 해외로 진출하는 기지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기술력과 모비스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혹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장 총경리는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이 곳이 또 다른 내 고향이 아니겠냐"며 빙긋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