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장국환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 총경리

"중국은 글로벌 모비스로 가는 기지역할"
"R&D기능 강화 절실..어떤 차종이든 도면만 주면 만들 수 있어야"
  • 등록 2007-05-14 오후 3:17:00

    수정 2007-05-14 오후 4:24:16

[베이징=이데일리 정재웅기자] "6년 동안 인도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난 2003년 중국으로 발령을 받았죠. 인도 첸나이에서 중국 천진으로 짐부터 부치고 바로 중국으로 날아왔습니다"


올해로 해외근무만 10년째인 장국환 베이징모비스 변속기 유한공사 총경리(사진).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 때문인지 언제나 일감을 몰고다니는 그는 글로벌 모비스의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장 총경리는 우선 베이징현대 얘기부터 꺼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012330)로서는 현대·기아차의 판매성적이 바로 모비스의 실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에서 폭스바겐이나 닛산, GM 등 경쟁사들이 현대차를 견제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 업체들이 춘절 이후에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바람에 베이징현대의 판매실적이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 총경리는 "현지의 딜러들도 현대차를 사려는 고객들은 있지만 현대차도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장은 구입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면서 소위 `대기효과`로 인한 판매부진을 걱정했다.

하지만 장 총경리는 "우리에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품질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현대차 판매부진이라는 악재가 그리 우려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가 꼽은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의 성장동력은 크게 세 가지.

우선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 주재원들은 모두 하나 같이 이 분야 최고 전문가라는 점을 들었다. 현재 베이징 모비스 변속기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주재원은 총 9명. 모두 변속기 분야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로 구성돼있다는 것이 장 총경리의 자랑이었다.

두 번째는 중국 현지에 북경 모비스 변속기와 함께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의 부품공급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동반 진출한 1차, 2차 납품업체들의 기술력과 부품 공급능력이 현지 기업들에 비해 월등해 양질의 변속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이유는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 작업자의 작업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았다. 장 총경리는 "옌지에 위치한 기술학교에 가서 제일 숙련된 사람들을 뽑아 데려온 후 회사내에서 다시 기술학교를 열어 꼼꼼하게 재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업체들이 웃돈을 주고 모비스의 근로자들을 스카웃 하려는 경우가 많아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다고 장 총경리는 슬쩍 귀띔했다.

오랜시간을 해외 일선에서 보낸 사람답게 향후 북경 모비스 변속기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이미 `글로벌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우리 모비스도 독자적인 설계능력과 시험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글로벌화 돼가는 현재 추세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현대·기아차의 부품공급 체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하되 이를 기반으로 예를 들어 벤츠나 혼다가 도면을 가지고와 요구할 경우, 그대로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기능 강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장 총경리는 "일본의 변속기 업체인 자트코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설계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수동변속기가 위주이지만 앞으로는 자동변속기 시대가 도래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한 연구·개발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자체 R&D센터를 가지고 있는 상하이 모비스의 경우 에어백을 생산하는데 자동차의 제원만 주면 어떤 차종이든 제조가 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부품업체들은 앞으로 값싼 임금을 무기로 한 중국업체들의 역수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도 납품업체들의 품질이 안좋을 경우, 그 업체와의 관계를 끊을 수 밖에 없다. 한국 부품업체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장 총경리는 향후 모비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중국은 모비스가 해외로 진출하는 기지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기술력과 모비스의 기술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혹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장 총경리는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 이 곳이 또 다른 내 고향이 아니겠냐"며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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