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동안 멕시코만 시장에서 등유 타입의 항공유 현물은 갤런당 평균 2.23달러에 거래됐다. 8월 평균가격인 1.87달러에 비해 19%, 지난해 동기(1.36달러)보다 64%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 12일엔 2.80달러에 거래됐다. 멕시코만은 미 항공유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와 등유 가격이 정 반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원유 공급이 원활하더라도 이를 경유, 항공유, 난방유로 만들 만큼 정유시설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 이에 따라 원유와 항공유의 배럴당 가격차는 지난 1996~2004년 평균 3.70달러에서 올 1~8월 동안 11.26달러로 벌어졌으며 9월엔 28.17달러를 기록했다.
◇中 연료값 네차례 인상, 美 항공사 노선 축소
그러나 중국 국내 비행에 쓰이는 항공유 가격은 톤당 5220위안으로 유지됐다.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항공사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는 사태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특별조치에 따른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국내선과 국외선 항공유 가격에 차별을 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을 취소하거나 요금을 인상하는 방법으로 항공유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은 지난달 30일 시카고-나고야 등 16개 노선의 운항을 취소했다. 댄 가튼 아메리칸항공 부사장은 "이들 노선은 더 이상 경제성이 없다"며 "고객들이 자가용 기름값을 전보다 더 지불하게 된 것처럼 항공사의 노선 취소도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 컨티넨탈 항공은 지난달 일부 노선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유가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다른 기업들도 잇따라 노선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시설 복구 때까진 수난 지속
OPIS의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정유업체들의 정제 능력이 복구될 때까지 항공유 가격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항공사들을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가는 앞서 미 델타와 노스웨스트 항공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도록 만들었으며, 다른 일부 항공사들도 이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로자 애널리스트는 항공유도 결국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리게 되겠지만 충분한 연료비용 감소가 이뤄질 때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은 일부 노선들을 취소하는 고통을 겪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세계 항공사들이 올해 항공유 상승으로 74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올 평균 브렌트유 가격을 57달러로 계산했을 경우 항공사들의 연료 비용은 총 97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4% 급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