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들여다보는 경찰이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박명하 대한의료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이 이틀 만에 재소환된 데 이어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위해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
|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
|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4일 오전 10시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박 위원장을 소환조사 이틀 만에 다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1분께 서울 마포구의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 방조한 혐의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2일 전 경찰 조사에서) 전공의 단체 행동을 교사, 공모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물었다”면서 “전공의 행동은 개별적이고 자발적이고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주장했고, 전공의들 움직임 이후 비대위가 만들어졌고 조직위원장으로 저항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태가 빨리 종결된다고 해도 교수님들이 전공의 모집을 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우려된다”면서 “정부는 진정성을 갖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19분께 휴대폰 포렌식 조사의 참관을 위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했다. 주 위원장은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변호사를 통해 고발장을 봤는데, 고발장을 검토한 결과 숨길 것도 없고 숨길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 더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또 음주운전 논란과 관련해선 “고인과 유족에 다시 사죄드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신 모 신문사 기자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지에 대한 반박과 합리적 비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경우 메신저를 공격하는 일이 간혹 있는데, 이는 비겁한 일”이라면서 “달을 가리키는데 가리키는 손톱 밑 때를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고 말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지난 2016년 3월 13일 서울 강남구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은 머리를 다쳐 숨졌다. 주 위원장은 전날 이 사건이 논란이 되자,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유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비대위원장, 주 홍보위원장, 박 조직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등 단체행동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