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44조원…美 첫 1위, 지역은 중동 1위

321개 기업, 95개국서 606건 사업 수주
중동 전체 34.3%, 국토부 "尹, 정상외교 성과"
"국내 제조업체 미국 내 공장 건설 증가"
정책펀드, 美 태양광 사업 수주하기도
  • 등록 2024-01-08 오전 11:00:00

    수정 2024-01-08 오후 7:36:01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이고, 지역으로는 중동 비중이 가장 높았다. 미국과 중동의 수주 증가 덕분에 해외 건설 수주액이 4년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8일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33억 1000만달러(약 43조 7600억원)로 전년보다 23억3000만 달러(7.5%) 늘어나며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적 경기 둔화, 이스라엘-하마스 무장충돌 등 지정학적 악재 속에서도 정상 외교, 민·관 협력 강화 등의 성과로 321개 해외건설 기업이 95개국에서 606건의 사업을 수주한 결과다.

지역별 수주액 비중은 중동이 가장 높았다. 중동은 전체의 34.3%(114억달러·약 15조원)를 차지했고 뒤이어 북미·태평양은 31.0%(103억달러·약 13조 5000억원), 아시아 20.4%(68억달러·9조원) 순이었다.

국토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간 셔틀 정상외교를 통해 공을 들였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 8000만달러) 및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 7000만달러) 등 메가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중동 수주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네옴시티, 원전 등과 같이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화되는 세계 건설시장에서, 최고위급 외교를 포함한 민관협동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0.0%(100억달러·약 13조 1350억원), 사우디아라비아가 28.5%(95억달러·약 12조 4700억원), 대만이 4.5%(15억달러·약 2조원) 순으로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965년 실적 집계 이래 최초로 1위를 기록했다. 국토부는 “이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체(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의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증가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영향은 건축 공종의 비중 확대(2022년 27.9% → 2023년 36.5%)로도 이어졌다.

국토부는 “그간 미국 등 선진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우리 건설기업들의 진출이 저조했다”면서 “제조업체 공사 등을 통해 현지 노하우와 실적을 축적할 수 있게 되어, 향후 선진시장 진출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단계 PIS펀드(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펀드)가 투자(8000만달러)한 미국 텍사스 콘초 태양광 사업의 시공(5억달러) 수주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우리 기업의 투자개발사업 참여 지원을 위해 조성한 정책펀드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향후 수주 지원효과 확대를 기대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 47.4%(158억달러·약 20조 7500억원), 건축 36.5%(121억달러·약 15조 9000억원), 토목 5.7%(19억달러·약 2조 5000억원) 순이었다. 사업유형별로는 도급사업은 95.6%(318억달러·약 41조 7500억원), 투자개발사업은 전년(10.2억달러, 3.1%)보다 소폭 증가한 14억 6000만달러·약 1조 9000억원(4.4%)을 기록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상 순방외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세계 각 국에서 분투해 준 우리 해외건설 기업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해외건설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도 지역별·프로젝트별 맞춤형 수주전략을 수립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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