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장관, 43년 공직 마무리…"한점 부끄럼 없다"

  • 등록 2020-09-18 오전 10:32:45

    수정 2020-09-18 오전 10:32:45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8일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정 장관은 “평생 군인으로, 공직자로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말했다.

1978년 공군사관학교 30기로 군에 입문한 정 장관은 공군참모총장을 거쳐 합참의장까지 40년 넘게 군 복무를 했다. 2018년 9월에는 국방부장관에 취임해 군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책임과 영예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지휘관으로 복무하면서도 병사들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권위의식에 기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도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국무위원 후보자 자질, 개인사 등을 두고 여야 간 난장판 논쟁으로 얼룩지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정 장관 청문회는 예외적으로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정 장관 개인 자질은 물론 가족, 자녀 관계 등 개인사에서도 별다른 시비가 불거지지 않은 까닭이다.

정 장관은 임기 동안에는 군에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특히 병사 복지와 병영문화 개선 부분에서 눈에 띄는 성과들이 나왔다.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면 시행이 대표적이다. 군기강 해이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지난해 시범 시행을 시작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제도를 안착시켰다.

징병제 하에서 철저하게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병력을 대하던 인식 수준에서 벗어나 병사들 역시 상식적인 수준의 처우가 주어질 때 충분히 자기관리가 가능한 존재임이 이 제도를 통해 입증됐다.

다만 임기 동안 말썽도 있었다.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이 특히 그랬다. 여기에 중국인 소형보트 밀입국 사건 등 경계 실패 사례가 몇 차례 나오면서 장관 사퇴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재임 기간 국방력 강화와 한미 동맹 관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18년 11월 미국 방문 당시에는 펜타곤에서 한국 국방장관으로는 최초로 미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반영하듯 국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질 때마다 여느 국무위원과는 다르게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워 화제를 모은 적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 문제 등을 두고 이주영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정 장관은 이같은 임기 소회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생 군인으로서, 공직자로서 부하 장병에게 도덕적으로 한 점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한다”는 말로 표현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리는 이·취임식에서 서욱 신임 장관에게 국방부기를 전달하며 공식 퇴임한다. 퇴임 후에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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