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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주권을 무책임한 세계 관료주의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미국인의 통치를 받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화라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며 애국주의 원칙을 수용한다”며 다시 한 번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CNN은 “세계 지도자들을 상대로 세계화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세지는 여전히 다른 국가들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면서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중간에 박수갈채를 받아 연설을 중단해야 했던 것과는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세계를 향한 34쪽짜리 불만 청구서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미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용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미국의 동맹 관계도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일부 소수 국가들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찬사를 받았다”면서 “특히 작년 같은 연설, 같은 청중을 대상으로 ‘로켓맨’, ‘불량정권’으로 묘사됐던 북한에 대한 입장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그의 용기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우리는 여러분이 아는 이상으로 높은 지점까지 왔다. 더 나아가려면 유엔 회원국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면적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는 “시 주석에 대해 큰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지만 중국의 시장 왜곡과 그들의 (무역) 방법들을 참기 어렵다. 이제 우리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국가들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지적재산권 침해, 환율조작 등을 거론한 뒤 “무역은 공정하고 호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셈이다. 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제조업 일자리 300만여개를 잃었고 6만여개 공장이 미국에서 사라졌다. 지난 20년 동안 무역적자가 13조달러에 달한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과 일본은 동맹국으로 분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 진전 상황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이 순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순간에 도달하도록 도와준 많은 국가에 감사드린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거명하며 “특별히 감사한다”고 큰 소리로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한 한국과 더불어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타결한 멕시코도 동맹국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이스라엘에는 친분을 과시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에는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스라엘은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면서 번창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서 있다”고 강조한 반면 유엔의 팔레스타인 관련 예산 삭감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CNN은 “팔레스타인에 지원 예산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그들은 더이상 미국을 존중하는 동맹국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리스트에서 분명히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