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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한 뒤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발표한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에서 “한반도를 위한 대화가 결실을 보길 간절히 기원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화가 지역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이 오는 4월 27일로 확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5월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한반도 상황을 별도로 언급한 것이다.
이어 “(대화에)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한민족의 안녕을 증진하고, 국제 사회에서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혜와 분별을 가지고 행동하길 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8월 즉위한 교황은 첫 아시아 방문지로 한국을 처음으로 택해 사회의 소외계층을 챙기는 낮은 행보로 인상을 깊게 남겼다. 그는 그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긴장을 지켜보며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하는 등 한반도 상황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편, 이날 부활절 미사는 네덜란드에서 공수된 튤립·수선화·장미 등 형형색색의 꽃 5만 송이가 성베드로 광장을 아름답게 장식한 가운데 거행됐다.
다만 최근 이탈리아 당국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편에 서서 싸우던 IS 조직원 120명이 이탈리아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부활절 미사 경계는 어느 때보다 삼엄했다.
성베드로 광장 주변으로 총을 든 무장 군인들이 촘촘히 배치됐고, 차량 진입도 일찌감치 통제되는 등 철저한 경계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