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주가는 마치 벤처 기업처럼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몸집(시가총액)도 껑충 뛰고 있으며, 미국 기업 가운데 평판이 가장 좋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호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하청업체인 중국 팍스콘 노동력 착취 등 성공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모습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한편에선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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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애플은 개장하자마자 1% 이상 상승하며 500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애플은 정보기술(IT) 대장주에서 어느 순간 거대 정유업체인 엑슨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로 떠오르더니 급기야 주가도 500달러를 넘어섰다.
애플 주가가 고공 행진을 펼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전날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이자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애플 같은 기술 성장주가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는 태블릿PC 신제품 `아이패드3`가 오는 3월에 나올 것이란 관측과 내달 14일에 스티브 잡스의 유작으로 알려진 `애플 TV`가 공개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연할 예정인데, 현재 개발 중으로 알려진 차세대 TV에 대한 언급이 나올 지가 관심사다.
무엇보다 애플이 1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으로 배당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애플의 최근 주가 폭등은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배당 혹은 주가가 너무 비싸져 주식 분할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화려한 성장 뒤엔 `노동착취` 그림자 애플이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의 빠른 성장세 뒤에는 노동착취와 협력업체 위에 군림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국 팍스콘 공장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다는 비난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팍스콘의 한 근로자는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애플은 여성 근로자는 남성처럼, 남성 근로자는 기계처럼 부린다"며 "나는 거의 개나 다름 없는 것 같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독립적인 노동감시단체인 `공정노동위원회(FLA)`에 중국 공장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검색업체 구글도 몸집이 커지면서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신조에서 퇴색했다는 비난을 받는 것처럼 애플도 전세계 IT 업계를 재패하면서 승자 독식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