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꿈을 부채질하는 뉴스가 미국에서 들려온다. 포드자동차가 튜닝업체인 쉘비자동차, 렌터카업체인 허츠(Hertz)와 손잡고 새로운 버전의 머스탱을 내놓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쉘비 GT-H로 이름 붙여진 이 모델은 500여대만 한정 생산돼 오직 허츠를 통해 렌터카로만 보급이 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는 없고, 오직 빌려서 탈 수만 있다는 점이 재미있기까지하다.
사실 포드가 이런 시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과거의 히트작`을 다시 한번 우려 먹는다고 하는 게 옳다. 쉘비 GT-H의 원 모델인 머스탱 GT 자체가 과거 모델을 최대한 살린 `복고풍`인 점까지 감안하면, 위기의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옛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화려한 과거`에 기대는 모습도 눈에 띤다.
실제로 올해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미국 업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과거 모델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살린 컨셉카를 내놓아 `복고열풍`을 엿보게 했다. GM이 1960년대의 시보레 카마로를 컨셉카로 되살려 내놓았고, 크라이슬러는 1970년형 챌린저를 바탕으로 한 컨셉카로 발표했다. 과거가 그립기는 그리운 모양이다.
올해 다시 등장한 `2006 쉘비 GT-H`는 이 같은 방식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포드의 머스탱 GT를 포드 레이싱 퍼포먼스 그룹과 쉘비가 함께 튜닝해 주행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오직 허츠의 렌터 카로만 공급한다. 이 차를 타려면 미국 주요 공항에서 허츠 렌터 카를 이용해야만 한다.
외관상으로 보면 2006 쉘비 GT-H는 쉘비 머스탱의 전통적인 스타일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검은 색상의 차체를 황금색 레이싱 스트라이프가 길게 가로 지르는 모습은 1920년대부터 시작된 허츠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기에 고정핀이 달린 맞춤형 쉘비 포포먼스 후드와 브러쉬형태의 알루미늄 그릴을 장착해 머스탱 GT에 비해 엔진 파워가 향상됐음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쉘비자동차의 에미 보일란 사장은 "쉘비 자동차의 팀은 포드, 허츠와 함께 우리가 만들어낸 작품에 매우 열광하고 있다. 이 쉘비 GT-H는 특별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정말로 제대로 질주하는 자동차다. 앞으로 이 차를 운전하게 될 사람은 쉘비화된 고성능 포드 머스탱이 마땅히 가져야 할 외관과 가속력, 핸들링, 엔진음을 만끽할 것"이라고 성능에 자신감을 보였다.
참고로 미국에서 쉘비 GT-H를 빌릴 수 있는 공항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캘리포니아주 LA, 오렌지 카운티,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콜로라도주 덴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웨스트 팜 비치. 하와이 마우이, 호놀룰루.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매사추세츠주 보스톤. 오레곤주 포틀랜드. 워싱턴주 시애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