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학선기자] 채권금리가 3일 좁은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했다.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더 떨어지기도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다. 채권시장은 다음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관망세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가격부담을 호소했다.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 채권을 더 사들이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자니 조달비용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지급해야할 이자가 채권을 투자해 받을 수 있는 이자보다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채권시장은 장기물에 눈을 돌렸다. 중단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부담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여타 종목이 보합권을 맴돌 때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bp나 하락했다.
채권을 팔려는 곳은 많지 않았다. 악재가 없는데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이자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이날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과 같은 3.61%로 거래를 마감했다. 고점은 3.62%, 저점은 3.61%였다. 국고채 5년물 4-7호는 보합인 3.75%, 국고채 10년물 4-6호는 3bp 하락한 4.19%를 기록했다.
장내시장에서는 국고5-1호가 320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국고4-7호는 2600억원, 국고4-6호는 1200억원 정도 손바뀜이 있었다. 나머지 종목은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보합인 3.61%였다. 국고채 5년물도 전날과 같은 3.76%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은 3bp 하락한 4.20%로 고시됐다.
통안증권 2년물과 통안증권 364일물은 각각 보합인 3.63%, 3.55%를 기록했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와 BBB-도 전날과 같은 각각 4.02%, 7.97%로 고시됐다.
◇`가격부담` vs `경기회복지연`
채권금리가 하루종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리 우호적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가격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3.60%의 저항을 깨기 위한 모멘텀도 찾기 어려웠다. 금리가 애매한 수준까지 떨어지자 참가자들은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했다.
때문에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가 주목받고 있다. 콜금리 동결 가능성은 기정사실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박승 총재 발언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참가자들은 전했다.
금통위 후 강세를 예상하는 곳에선 박 총재가 저금리 유지의사를 거듭 피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저금리가 필요한 마당에 박 총재가 채권시장에 충격을 줄 발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쪽에선 부동산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집값과 토지가격 오르고 있어 금통위가 또다시 부동산 문제를 화두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총재는 지난 달 부동산 문제가 통화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변동성 축소..금통위가 분수령
지표금리가 3.6%대 초반에서 머뭇거리면서 참가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리 전망이 엇갈리면서 변동성도 확 줄었다. 어느 한쪽으로 방향잡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단 다음주도 `몸조심`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지표금리 3.5%대는 금리바닥과 변동성 바닥이 같이 했던 구간"이라며 "저항이 뚫리면 강한 지지선으로 바뀌겠지만 지금은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것보다 약간씩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투자기관 관계자는 "선물의 경우 외부적 요인으로 강해지다가 매물에 부딪혀 밀리고 있다"며 "올만큼 다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는 지표금리가 3.3%대까지 갈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로선 어려워보인다"며 "다음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가 3.5%대 밑을 넘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강세를 예상하는 곳 또한 만만찮다. 유재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금리대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중립수준이나 혹은 그 이상의 듀레이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