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무관심 너무하네”…아들 친구 우리집서 지내는 이유

중학생 아들 친구 계부에게 신체 학대 피해
피해 학생 친모 "왜 끼어드냐 내버려 둬라"
  • 등록 2024-08-27 오전 10:58:09

    수정 2024-08-27 오전 10:58:09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계부의 학대로 한 중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 집에 머물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사진=JTBC 사건반장)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 A씨는 “아들 친구를 돕고 싶다”고 운을 뗐다. 특히 A씨는 아들 친구 B군이 친모의 무관심 속에 계부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청소년 쉼터와 자신의 집을 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제보를 통해 B군의 계부는 양자인 B군을 차별, 학대하고 있으며 용돈, 급식비 지원을 끊었다고 전했다. 특히 B군의 친모는 “남의 일에 왜 끼어드냐 내버려 둬라”라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고 보탰다. B군의 친부는 어렸을 때 사망했으며 친모는 재혼한 상태였다.

B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A씨의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드러났다. A씨의 아들은 B군을 친구로 사귀면서 귀가가 늦어졌으며, 용돈을 올려달라 했다. 이에 A씨는 키가 작고 왜소한 아들이 학교폭력을 당한다고 생각했으며 아들이 집에서 B군을 만나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그러나 A씨가 만난 B군은 착하고 예의가 바른 학생이었다. 다만 B군은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A씨 집에 머물렀으며 외식, 영화관람에도 참여했다. 이에 A씨는 B군에게 넌지시 “부모님이 바쁘시냐. 자주 놀러 오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B군이 학대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B군은 계부에게 돈을 갈취당하고, 급식비 지원이 끊겨 쫄쫄 굶는 날이 다반사였다. 한 번은 집에 고추장만 있었고, 고추장을 퍼먹다가 배탈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에 A씨의 아들은 용돈을 B군과 함께 식사하는 데 썼다.

아울러 A씨의 아들은 오후 10시에 B군과 함께 귀가하기도 했다. B군이 청소년 쉼터에서 쫓겨나자 눈치를 보다가 들어온 것이다. A씨는 배고파하는 이들을 위해 라면을 끓여줬고, B군은 앉은자리에서 라면 5봉지를 먹어 치웠다. B군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A씨는 B군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중학교 1학년이 된 A씨의 딸이 불편하다고 토로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눈치챈 B군은 친척 집으로 가겠다며 A씨의 집을 나섰다.

하지만 B군은 며칠 뒤 허름한 차림으로 발견됐다. A씨와 A씨의 아들이 전화를 받고 파출소로 향한 결과, B군은 “친척 집 대신 본가에 갔으나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었다. 길거리 노숙을 하다가 경찰에 발견됐다. 보호자 번호를 말하라고 했는데 A씨가 생각났다”며 울먹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또래 아들을 키우는 엄마라 더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난다”, “친모를 처벌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자식을 둔 엄마로서 눈물이 난다. 속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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