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어 해상풍력도 뜬다..“시장 선점에 속도내는 韓기업”

정부, 태양광 발전비율 줄이고 풍력 늘려
2030년까지 태양광대풍력 비중 60대40로
美IRA시행에 글로벌 해상풍력 급성장 전망
두산에너빌리티 등 글로벌 기업과 잇딴 협업
  • 등록 2022-11-06 오후 7:48:29

    수정 2022-11-06 오후 8:59:36

[이데일리 박민 기자] 글로벌 탄소중립 강화에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는 가운데 태양광에 이어 해상풍력이 핵심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상풍력의 본고장인 유럽을 비롯해 내년부터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까지 해상 풍력시장 확대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에서도 정부가 태양광에 집중된 발전 비중은 낮추고, 풍력 발전량은 높이기로 하면서 국내 풍력 업체들의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태양광 발전 비중 줄이고 풍력 늘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치는 21.6%로 재설정되고,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비율도 조정한다. 현재 87(태양광)대13(풍력)에서 2030년까지 60대40로 태양광은 낮추고 풍력은 늘려 발전량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생에너지 정책이 급속한 보급에 치중하면서 태양광 위주의 비효율적 보급 체계 및 전력수급 불안정성 등의 문제가 따랐다”며 “이에 태양광과 풍력의 균형 있는 보급을 추진해 나가고, 동시에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목표치도 기존 기존 30.2%에서 21.6%로 재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산업부는 풍력 시장의 발전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도록 입찰 시장 도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풍력 대형터빈, 핵심부품, 설치선 분야의 핵심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국산부품 사용 유도를 통해 국내 풍력산업 밸류체인을 고도화하는 등 관련산업 육성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정부가 사실상 태양광 다음의 핵심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풍력을 천명한 것으로 보고, 국내 해상풍력 시장도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육상 풍력은 좁은 육지와 땅값 문제, 각종 지형지물로 인한 부족한 풍량 탓에 성장에 한계가 있지만 해상풍력은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에서 내년부터 시행되는 IRA는 미국에 투자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세액공제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풍력 시장 확대도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치 용량을 30GW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팀장은 “해상풍력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20%만 넘으면 되기 때문에 40%를 넘어야 하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요건 규제에 비해 까다롭지 않다”며 “미국 해상 풍력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로서 2023년 메사추세츠 주, 2024년 뉴저지 주, 2025년 뉴욕, 버지니아, 코네티컷 주에서 해상풍력이 가동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 협업..시장 확대 속도

해상풍력 시장이 크게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도 많아지는 추세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지난 6월 국내 해상 풍력시장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해 글로벌 해상풍력 1위인 독일의 지멘스가메사(SGRE)와 손을 잡은데 이어 이어 이달 초에는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 ‘오스테드’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오스테드가 진행하는 동남아, 아태지역, 유럽 등 전 세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풍력발전기의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Monopile)’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모노파일은 대형 후판(두꺼운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수면 아래 지반에 설치해 해상풍력발전기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선업계 국내 1위 LS전선은 해저 광케이블 사업에 특화된 KT서브마린(060370) 지분 투자하며 해상풍력 케이블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상 풍력발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초고압 해저케이블 설치가 필수적이다. KT(030200)그룹의 계열사인 KT서브마린은 해저케이블 설치와 유지·보수, 해양구조물 설치 등을 주력하고 있는 해저 시공 전문 기업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양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함”이라며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해저 케이블 제조 기술에 KT서브마린의 시공 엔지니어링 기술과 선박 운영 능력이 결합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GS글로벌(001250)의 자회사인 GS엔텍은 지난 7월 해상풍력발전 하부 구조물 세계 1위 선도업체인 네덜란드 ‘Sif’사(社)와 손잡고 해상풍력발전 하부 구조물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일렉트릭(267260)도 올해 초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에너지 자회사인 리뉴어블에너지(Renewable Energy)와 손잡고 12~15MW급 해상풍력 터빈 국산화에 나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우리나라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라며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풍력 터빈의 국산화와 대형화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한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사진=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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