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 신도시서 청동기·고려 유적군 무더기 발견

청동기부터 고려·조선까지
중서부 지역 생활상 밝힐 고고학적 자료
  • 등록 2018-07-25 오전 9:17:49

    수정 2018-07-25 오전 9:17:49

청동기 주거지군에서 출토한 유물(사진=문화재청)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부지에서 청동기 시대 대규모 주거지군을 비롯하여 신석기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주거지와 건물지, 무덤과 가마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인천도시공사에서 시행하는 검단신도시는 인천광역시 서구 마전동과 불로동 일원에 조성될 예정으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지난 2015년 12월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신석기 시대 주거지를 비롯하여 청동기 시대 주거지 126기, 원삼국 시대 분구묘와 삼국 시대 나무널무덤, 통일신라부터 고려 시대에 해당하는 돌덧널무덤 51기,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해당하는 나무널무덤 200여 기 등 다양한 유구가 나왔다. 이 유구들은 이 지역 일대의 역사를 고고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으며 대규모 군집을 이루는 청동기 대 주거지군과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된 고려 시대 돌덧널무덤이 특히 주목된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구릉의 능선과 경사면에 조성됐다. 평면 형태는 가늘고 긴 사각형과 직사각형,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등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내부에는 화덕 자리와 기둥구멍, 벽구, 저장구멍 등이 확인됐다.

유물은 입구에 점토로 된 띠를 덧대어 만든 이중구연단사선문토기(겹아가리짧은빗금무늬토기)와 구순각목공열문토기(골아가리구멍무늬토기) 등을 비롯하여 돌도끼, 돌화살촉, 돌칼, 돌창, 반달돌칼, 가락바퀴 등 다양한 석기류가 출토됐다.

조사된 주거지는 청동기 시대 전기에 해당하는 기원전 11~8세기경에 주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중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이번에 조사한 유구 외에도 검단신도시 발굴조사를 통해 총 460여 기나 확인된 바 있어 청동기 시대 전기를 중심으로 중서부 지역의 생활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고려 시대 무덤은 돌덧널무덤과 나무널무덤으로, 병과 사발, 접시 등의 자기와 도기류, 청동거울과 숟가락, 장신구와 각종 화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했다. 이 가운데 참외모양(과형) 주전자, 청자잔과 잔받침(잔탁), 청자접시, 푼주 등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한 돌덧널무덤도 있다.

29호 돌덧널무덤에서 출토된 다기들은 철분의 함량이 거의 없는 태토로 만든 것으로,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인 내저원각이 작고, 내화토 받침을 이용하고 있어 12세기 전반 경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청자의 제작과 수급양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 검단지구(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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