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SG생활안전 인수한 숨은 속내는

  • 등록 2015-09-25 오전 11:18:23

    수정 2015-09-25 오전 11:21:52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CJ(001040)그룹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1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방독면 및 방진마스크 등을 생산하는 생활안전제품 제조업체 SG생활안전 주식 45만6000주(100%)를 160억원에 인수키로 결정했다. 같은 날 한화그룹의 경비·시설관리 업체 에스엔에스에이스도 무인경비사업부문을 SG생활안전에 30억원에 영업양도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SG생활안전과 에스엔에스에이스 무인경비사업부문을 동시에 인수하는 효과를 거뒀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최대주주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4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이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사원(38%), 딸 이경후 CJ오쇼핑 과장(20%)이 지분을 보유중이다. 100% 가족 회사인 셈이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2006년 골프장 조성 및 운영·콘도미니엄 운영·부동산개발과 투자 및 관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비상장 회사다. 금융계열사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옛 CJ창업투자)의 지분도 90% 갖고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지난 2007년 당시 인천 옹진군 덕천면 소재 굴업도에 골프장 등 복합레저타운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굴업도 개발 사업은 야심찬 개발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지만 지난 2009년 인천시가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심의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사업에서 손을 뗄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마땅한 수익 사업은 없는 상태로 이 회사 매출의 거의 대부분은 모두 CJ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져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발 비상장 회사라는 이 회사 사업의 특성상 오너 일가 자금 흐름의 거점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아 왔다. 이번 신사업 진출은 이같은 최근의 사정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그룹의 비상장 부동산 개발 회사들은 오너들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게 현실”이라며 “생활안전사업이라는 자체 사업을 통해 일감몰아주기 의혹 등을 희석하려는 차원의 인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앤아이산업개발 관계자는 “SG생활안전의 인수 목적은 생활안전 사업에 대한 투자”라며 “SG생활안전을 통해 에스엔에스에이스 무인경비사업부문을 영업양수한 것은 두 회사의 시너지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에스엔에스에이스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100% 개인회사였으나 지난달 21일 한화63시티가 이 회사 지분 100%를 모두 인수했다. 당시 한화63시티는 “부동산 비즈니스의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해 취득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에스엔에스에이스는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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