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개혁과 마찬가지로 구조개혁이 아니라 모수개혁에 그친데 대한 비판도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또다른 목표인 국민연금과 형평성 문제는 또다시 미뤄졌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실무기구, 기여율·지급률 등 사실상 합의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가 1일 사실상 합의한 단일안을 보면, ‘점진적으로 더 내고 점진적으로 덜 받는’ 성격이 강하다. 공무원이 직접 내는 기여율은 현행 7%에서 5년간 순차적으로 9%까지 인상하고 공무원이 받는 연금액과 직결되는 지급률은 현행 1.9%에서 20년간 1.7%로 떨어지는 식이다.
이번 개혁안은 가장 최근인 2009년과 비교해도 기대에 못미친다. 2009년 때는 처음으로 ‘더 내고 덜 받는’ 모수개혁이 단행됐다. 당시 기여율은 5.5%에서 7%로 올라가고 지급률은 2.1%에서 1.9%로 내려갔다. 게다가 당시 지급률은 한번에 낮췄지만 이번에는 20년에 걸쳐 떨어지는 만큼 개혁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2009년 실패한 개혁으로 5~6년 만에 재논의됐지만 진전이 없는 것이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순차적으로 지급률 1.7%로 깎는 것이라면 재정절감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과거 세차례에 이은) 네번째 실패로 밖에 안보인다”고 깎아내렸다. 익명을 원한 한 연금 전문가는 “10년 이상 재직자가 절반 이상인데 20년에 걸쳐 지급률을 깎는다면 재정절감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초 이번 개혁 논의의 시작은 기대감이 상당했다. 특히 새누리당과 정부는 공무원연금을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통합하는 구조개혁안을 공식석상에 내놓기도 했다. 과거 개혁 당시에는 크게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재직자 기준 지급률도 현행보다 무려 6.5%포인트 깎인 1.25%였다.
또다른 연금 전문가는 “지난해 논의 초반 연금학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 여당 등에서 매우 다양한 안들이 나와 고무됐는데, 갈수록 기여율과 지급률 수치만 남았다”면서 “그마저도 과거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與 일각서도 볼멘소리…“겨우 이거 하려고 그 소란을”
이 때문에 연금 전문가들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당 한 의원은 “겨우 이 정도 개혁하려고 그렇게 소란스러웠느냐는 여론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의 연금 개혁도 결국 이명박정부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다음 정부에서 다시 공무원연금 수술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벌써 나온다. 배준호 교수는 “이번 개혁안은 5~10년짜리 잠정 합의안”이라고 주장했다. 연금에 밝은 한 사립대 교수는 “여야가 정치적으로 합의를 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합의했다는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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