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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삶을 내려놓고 대학 총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과 위험이 함께 하는 선택이었을 터다.
김 총장 스스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회고한다. 게다가 총장 제의를 받았던 2년여 전에는 헌법재판관 임기를 1년 8개월가량 남겨두고 있었다. 동국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김 총장은 197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06년에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올랐다. 퇴임 후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 행을 택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지는 법조계에서 그의 선택은 화제가 됐다.
“모교에서 총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고 한동안 고민을 했어요. 고민해보니 교육도 공적 영역이더군요. 법조인으로 공직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죠.”
그는 주식 거래가 흔치 않았던 88년, 주가 시세조작을 한 기업의 대표를 구속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이다.
김 총장의 다음 목표는 동국대를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2020년으로 스스로 시한도 정해뒀다. 이를 위해 로스쿨 유치와 일산의 제2캠퍼스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인문학 중심이던 학과를 개편해 이공계열의 균형을 맞췄다. 무엇보다 대학 본연의 기능인 연구와 교육, 사회적 기여를 통해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금 재정을 줄이면 결국 대학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겁니다.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등록금과 경쟁력 둘을 다 살릴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우선이에요”
총장이 아닌 개인으로서, 김 총장이 이뤄내고 싶은 일은 무엇이 남았을까.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이제는 사회에 보답해야 할 차례죠.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회 갈등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사회에 진 빚을 갚아나가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데일리초대석(진행 오승연) 방송 4월 12일(금) 오후 6시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