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출신 김희옥 동국대 총장 "세계 100대 대학 목표"

헌법재판관 자리 내려놓고 모교 총장으로..
"대학의 목표는 연구·교육·사회환원..신뢰받는 학교 만들 것"
  • 등록 2013-04-08 오후 12:17:01

    수정 2013-04-08 오후 12:17:01

김희옥 동국대 총장이 오는 12일 이데일리TV에 방송되는 이데일리초대석에 출연해 대학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헌법재판관과 대학총장.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죄를 묻고 처벌하는 법조인과,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의 수장. 하지만 그 사이에도 공통점이 있다. 진실을 추구하고 공익을 위한다는 것. 이 두 길을 이어 걷고 있는 사람이 있다. 김희옥(65) 동국대 총장이다.

익숙한 삶을 내려놓고 대학 총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과 위험이 함께 하는 선택이었을 터다.

김 총장 스스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회고한다. 게다가 총장 제의를 받았던 2년여 전에는 헌법재판관 임기를 1년 8개월가량 남겨두고 있었다. 동국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김 총장은 197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06년에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올랐다. 퇴임 후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 행을 택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지는 법조계에서 그의 선택은 화제가 됐다.

“모교에서 총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고 한동안 고민을 했어요. 고민해보니 교육도 공적 영역이더군요. 법조인으로 공직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죠.”

그는 주식 거래가 흔치 않았던 88년, 주가 시세조작을 한 기업의 대표를 구속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이다.

“그때는 금융과 증권 감독기관이 지금처럼 정비돼 있지 않았어요. 처음으로 증권을 전담으로 하는 부서가 만들어졌고, 제가 그 일을 맡게 됐죠. 그때 전담 검사 한 명이던 부서가 지금은 여러 기관과 부처로 확대됐어요”

김 총장의 다음 목표는 동국대를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시키는 것이다. 2020년으로 스스로 시한도 정해뒀다. 이를 위해 로스쿨 유치와 일산의 제2캠퍼스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또 인문학 중심이던 학과를 개편해 이공계열의 균형을 맞췄다. 무엇보다 대학 본연의 기능인 연구와 교육, 사회적 기여를 통해 신뢰받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한의대와 의대, 약대 중심으로 운영 중인 일산캠퍼스에 2년 뒤에는 바이오시스템대도 들어설 예정이에요. 현재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연구가 진행 중인 의료기기개발센터에서는 벌써 많은 성과물이 나오고 있어요. 로스쿨도 정부 방침이 먼저 정해져야 하겠지만 이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대학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금 재정을 줄이면 결국 대학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겁니다. 단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등록금과 경쟁력 둘을 다 살릴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우선이에요”

총장이 아닌 개인으로서, 김 총장이 이뤄내고 싶은 일은 무엇이 남았을까.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어요. 이제는 사회에 보답해야 할 차례죠.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회 갈등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사회에 진 빚을 갚아나가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데일리초대석(진행 오승연) 방송 4월 12일(금) 오후 6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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