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현재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정부가 제시한 에너지 절감 기준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정부는 2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을 경우 전용면적 60m² 초과 주택은 총에너지 사용량을 지금보다 15% 이상, 60m² 이하 주택은 10% 이상 각각 절감하도록 건설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들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성능이 개량된 단열재와 창호, 보일러 등 고효율 건축자재를 사용하면 현재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렵지 않다"며 "건설사들이 고민하는 부분은 향후 더 강화된 기준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최근 건설사들은 `그린`을 향후 주택업계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축적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개별적인 친환경 시스템을 뛰어넘은 체계적인 `그린홈`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 대림산업, `에코3리터` 아파트..2012년 상용화
대형건설사들 중 `그린아파트` 관련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대림산업(000210)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2003년부터 관련 기술 연구와 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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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대림산업은 지난 2005년 용인연수원에 종전 대비 냉난방 비용을 30%가량 줄일 수 있는 `패시브하우스(단독주택)`를 지었으며 이를 작년 4월 `울산 유곡 e편한세상` 아파트에 실제 적용해 선보이기도 했다. 또 올 7월에는 기존보다 냉난방 에너지 절감효율을 더욱 개선시켜 냉난방 비용을 40%가량 줄인 시스템을 서울 `신당 e편한세상`과 부천 `역곡 e편한세상`에 도입했다.
대림산업은 이에 머물지 않고 단계적으로 에너지 절감 비율을 높여가는 `그린홈` 관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해 현재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냉난방 에너지 50% 절감 주택을 선보이고 2012년에는 1㎡당 연간 3리터의 연료만으로 모든 냉난방을 해결할 수 있는 `에코 3리터 하우스`의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2012년 이후부터는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 및 사용량을 조절하는 등의 `액티브 하우스` 기술개발에 돌입할 계획이다.
에코3리터하우스는 대림산업의 친환경 노하우가 총망라된다. 우선 ▲태양광발전시스템 ▲풍력발전시스템 ▲지열시스템 등을 에너지원으로 삼고 중수처리시스템과 자연채광시스템, LED조명을 이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 시킨다. 슈퍼외단열재와 고성능 창호를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해 궁극적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대림산업은 `에코3리터하우스`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전문가와 박사급 인력 12명으로 구성된 그린사업단을 발족시키고 `그린아파트`기술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삼성건설 `그린 투모로우`..68개 그린 기술 집적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에는 미래형 에너지 제로 주택 `그린 투모로우`의 공개행사가 열렸다. `그린투모로우`는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의 핵심 친환경 건축기술과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을 모두 적용해 건설한 미래형 에너지 제로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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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투모로우`는 ▲전기차 충전시스템 ▲옥상녹화시스템 ▲22KWp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태양열 급탕 시스템 ▲269Lux급 자연채광시스템 ▲수소연료전지 ▲ 중수처리시스템 ▲지열펌프시스템 등 총 68가지의 실제 적용이 가능한 친환경 기술을 도입했다.
이중 13가지 기술은 당장 상용화할 수 있으며 나머지 55개 기술도 오는 2015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그린투모로우는 `제로에너지(zero-energy)`, `제로이미션(zero-emission)`, `그린IT(Green IT)`라는 3가지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제로이미션`은 친환경 건축자재, 중수처리시스템 등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전혀 없게 만드는 기술이며 그린IT는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비효율을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최소화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앞으로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그린투모로우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점진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2015년에는 모든 `래미안`아파트가 에너지 제로의 `그린홈`으로 지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GS건설의 `쓰리 제로 하우스`..`그린 스마트자이`로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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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제로하우스`는 `에너지제로`, `공기오염제로`, `소음제로`를 목적으로 태양광을 통한 전력공급, 태양광차양시스템 및 단열, 특수 창호 시스템 등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건설은 `쓰리제로하우스` 실현을 위한 첫번째 프로젝트로 최근 서교동 자이갤러리 내 `그린스마트 자이` 홍보관을 개관하고 일반에게 선보였다. `그린스마트 자이`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예컨데 `그린스마트 자이`에는 세탁물의 오염원에 따라 적정한 물과 세제 사용량을 알려주는 `에너지 절감형 세탁기`, 가전제품의 불필요한 대기전력을 차단해 전기요금을 절감해주는 스위치 등이 선보이고, 냉장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RFID(전자태그) 기술을 이용해 문을 열지 않고도 음식물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식이다.
◇ 현대건설의 온실가스 저감 프로젝트..`카본 프리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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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000720)은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친환경과 저에너지를 결합한 `카본 프리 디자인`을 도입했다.
`카본 프리 디자인`은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키 위해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건축·관리까지 친환경적인 시스템과 재료를 사용한다는 새로운 개념이다.
`카본 프리 디자인`이 적용되면 해당 아파트 단지에는 태양광·소형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도입되고 고효율 단열재와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낭비되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게 된다.
`카본 프리 디자인`이 적용된 아파트에는 30%의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자체개발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 절수형 변기, 쓰레기 건조기, 공간별 온도조절 장치 등도 설치된다. 또 LED 바닥조명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빗물 집수 및 정화를 담당하는 생태연못과 옥상, 옹벽의 녹화를 통해 아파트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자체 친환경 등급기준인 `에코 라벨(ECO-LABEL)`을 개발해 친환경자제 및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 LH의 `그린홈`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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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그린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주택에 비해 최대 55%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태양열 난방시스템, 태양광 발전시스템, 지열 이용 냉난방 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 활용률을 높이고 고효율의 단열재, 창호, 환기장치, 보일러, LED조명 등의 건축자재를 활용하기로 했다.
에너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을 홈네트워크와 결합시켜 적용하며 지붕녹화와 벽면녹화, 바람길 설치 등 단지내 미시적인 기후를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LH는 현재 국내에 적합한 에너지절약형 건축물 모델 개발을 위해 시범주택사업을 의정부시 민락지구 공공분양아파트와 행복도시 첫마을 공공임대주택에 추진하고 있다. LH에 따르면 시범주택의 에너지 소비량은 현재 법 기준보다 25%이상 절감되게 설계될 예정이다.
◇ "기술력은 OK...문제는 `돈`"
삼성건설의 `그린투모로우`에서 보듯이 국내건설업체들의 에너지 사용량 `제로(0)`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이미 완성돼 있다. 당장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걸림돌은 역시 비용이다.
삼성건설의 그린투모로우에 적용된 기술을 고스란히 현재 시공 중인 주택에 적용할 경우 아파트 분양가는 30% 가량 상승하게 된다. 소비자가 현재 이 가격에 집을 분양받을 경우 향후 15년은 지나야 관리비 절감분이 분양가 상승분과 비슷해 질 수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시각이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현재 일반 아파트의 공사비가 3.3㎡당 450만원 정도라고 가정하면 그린투모로우의 시공비는 600만원을 훨신 웃돈다"며 "기술 수준이 낮아서 친환경 주택을 건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린홈 주택 보급을 위해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며 "용적률 규제 완화, 세제지원 등을 시행하고 연간 2조원이 넘는 정부 재정도 투입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건설업체가 느끼는 부담은 큰 편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용적률, 세제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것과 함께 정부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당장 내년부터 그린홈이 공급되기 위해서는 고효율의 자재 개발을 위한 지원 및 투자를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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