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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스가 관방장관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퇴설이 불거진 뒤 차기 총리 물망에 1순위로 오른 인물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가 2차 집권을 시작한 2012년부터 아베 정권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 현 내각의 연속성을 위해 2인자인 그가 차기 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8일 아베 총리가 사퇴를 공식 선언하기 바로 직전, ‘킹 메이커’로 평가받는 니카이 간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스가 관방장관을 언급하며 “지명되면 충분히 임무를 감당할 수 있는 인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스가 관방장관 본인은 그간 총리 출마 의사에 선을 그어 왔다. 지난 27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사임할 가능성이 있으며, 후계자로 스가를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뒤를 이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스가 관방장관은 “총리 임기는 아직 1년이 더 남았다”며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사퇴를 선언하자 불과 3일 만에 입장을 바꿔 총리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스가 관방장관이 다음 총리가 되면 아베 정권에서 고집해 온 혐한 정책을 그만둘 것”이라며 “친한파인 공명당에서도 ‘스가라면 괜찮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치인들 가운데 드물게 자수성가한 스가 관방장관을 신뢰하는 동료 의원들이 많다는 점에서다. 3대째 정치 세습 가문 출신인 아베 총리와 달리 스가 관방장관은 국회의원 비서로 시작해 관방장관까지 올라왔다.
아베 총리가 선호하는 후계자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도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아베 정권에서 외무상을 지낸 그는 유권자 조사에서는 순위가 낮다.
여당 자유민주당(자민당)은 오는 9월17일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이날 중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새 총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남은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