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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의 일정 중 주목할 것은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청와대에서 진행된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입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소환됐습니다.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이 배석했습니다.
이주열 韓銀 총재 첫 소환한 文대통령
눈에 띄는 것은 회의 참석자 중 이주열 한은 총재가 있었다는 겁니다. 문 대통령이 회의 참석차 이 총재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경제·금융 관련 회의가 열려도 한은 총재는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한은은 독립기관이고, ‘기준금리 조정’을 한은의 고유 권한으로 존중하겠다는 의미에서입니다.
지난 2018년 12월 청와대와 정부 경제라인 간 회의인 ‘경제현안조율회의’가 열렸을 때도 이주열 총재는 불참했습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과거 정부에서 한은 총재도 참석했던 ‘서별관회의’와 경제현안조율회의가 비교되는 것을 두고 “서별관회의가 과거 문제가 됐던 것은 한국은행 총재가 그 자리에 참석했기 때문으로 안다”며 “그런 성격의 만남은 아닐 것이라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판데믹’ 패닉에…역대급 ‘셀코리아’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왜 이번에는 이주열 총재까지 포함해서 경제·금융 회의를 주재했을까요. 문재인 정부의 과거 원칙을 뒤집어야 할 만큼 경제·금융 상황이 심각했다는 방증입니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채권을 가리지 않고 ‘묻지마’ 팔기에 나서고 있어서입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보통 경제상황이 불안할 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일반적입니다. 물론 최근 매도세가 과도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최근에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고채까지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안전자산이든 위험자산이든 가리지 않고 일단 현금(그중에서도 달러화 현금)을 모아두겠다는 투자자들이 상당하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어떻게 전개될지 한 치 앞을 보기 힘들다는 공포 심리가 감지됩니다.
주식시장부터 살펴볼까요. 전거래일인 13일 당시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개장 직후부터 동반 폭락하면서 시장 매매거래가 중단됐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12일에 이어 이틀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했고요, 코스닥 시장에는 4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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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채는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취급돼왔습니다. 국외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도 대거 매수할 정도였습니다. 시중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앞다퉈 우리 국채를 팔아치우고 있는 겁니다. 안전자산이면 위기 때 매수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재 상황이 상식을 뛰어넘는 위기라는 판단에서입니다. 국채고 뭐고 일단 팔아 현금을 쥐고 있겠다는 겁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9~10월) 이후 처음 보는 광경입니다
실제 이들은 한국 채권과 주식을 모두 팔아 마련한 원화 자금을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로 바꿔 나갔습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2.8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219.30원에 마감했습니다.
전날인 12일 13.50원 상승하더니 13일에도 12.80원 급등한 겁니다. 그만큼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고 싶어한 수요가 많았다는 겁니다. 장중에는 달러당 1226.00원까지 올라 2016년 3월 이후 4년 만에 최고치 급등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한은도 특단의 대책을 내리지 않을 수 없어 보입니다. 기준금리를 당장 이번주 안에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근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저금리’가 지목됐고(문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한은도 금리 인하에 주저했지만, 더이상 경제살리기 외에 다른 고려를 할 때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이번 회의에서 있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 같은날 한은은 임시금통위 개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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