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치료제인 ‘펙사벡(Pexa-Vec)’을 ‘개발’하고 있다. 항암바이러스치료제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를 잡는 약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꼽는다. 유전자를 조작한 바이러스가 암세포에 들어가 암을 공격한다. 펙사벡은 우두바이러스를 변형한 약으로 예정대로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두 번째 항암바이러스치료제가 된다.
펙사벡은 처음 간암치료제로 개발됐다. 미국 바이오벤처인 제네렉스가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제네렉스는 2000년대 중반 간암 치료수준이 우수한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 국내 대학병원 의사들에게 제안을 했다. 당시 제네렉스를 만났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그럴 듯 했지만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말기암 환자의 배는 복수가 가득 차 암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고, 자칫 혈관을 건드리면 지혈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후에 정맥주사로 주입형태가 달라졌지만 우두바이러스가 정상조직은 그대로 지나가고 간암에만 작용한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미약해 의구심은 당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라젠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시험은 복수 정도가 중증인 환자들은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미식품의약국(FDA),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각국의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아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펙사벡과 넥사바를 직접 비교하는 것으로 20개 나라 140여개 병원이 참여한다. 신라젠 관계자는 “간암환자가 많은 중국에서 지난 7월부터 임상시험 환자 모집이 시작돼 내년까지 환자 모집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하 대학병원 교수는 “임상시험에 실패한 약을 디자인을 바꿔 대규모 임상시험에 다시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의아했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말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매출은 기술료가 전부여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6억원, 영업이익은 370억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1일 기준 상장 당시보다 7배 이상 오른 10만8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주가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본다”며 “‘임상3상’ ‘획기적 치료제’ ‘항암바이러스치료제’ 등의 키워드로 포장되면서 주가가 수직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