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가 독일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판매망을 넓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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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BYD는 올 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탕과 소형 SUV 아토-3, 세단인 한 등 세 가지 차종을 독일에서 출시했다. BYD는 몇 달 안에 몇 개 차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독일 택시도 벤츠일 정도로 외국 자동차 회사가 독일 시장을 넘보는 건 쉽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회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연구센터의 교수인 헬레나 비스베르트는 “독일 사람들은 브랜드를 보고 자동차를 구매한다”며 “브랜드가 (판매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물론 미국·일본 자동차 회사까지 독일 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이유다.
지난해 BYD가 현지 진출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독일 최대 렌터카 회사인 식스트에 전기차 10만대를 판매한 것도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소액의 렌트비로 자사 제품을 체험하게 한 뒤 차츰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독일에서 BYD 차량을 수입하는 얀 그린데만은 “중국 제품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하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면서 “일단 누군가를 차에 태우고 앉혀보면 (중국 제품에) 믿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BYD가 독일 회사에 앞선 점이 있다면 자동차 출고 대기 시간이 상대적으로 독일차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BYD 딜러로 일하는 아이타치 치첵은 “BYD 차량을 주문하면 평균 3~4개월내에도 차를 받아볼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올해 BYD는 독일에서 생산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BYD가 독일 현지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YD가 독일 자를루이에 있는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포드와 협상 중이라고도 보도한 바 있다. WSJ은 “BYD가 공장을 매입하면 전기차·하이브리드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YD는 독일에서 자체 충전 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공용 전기차 충전소가 부족할뿐더러 전기요금도 비싼 독일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