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故 최숙현 선수 비극 이후에도 스포츠계 폭력 여전"

  • 등록 2020-10-07 오전 10:13:46

    수정 2020-10-07 오전 10:15:46

고(故) 최숙현 선수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고(故)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에도 여전히 체육계 폭력 및 성폭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국회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7일 “고 최숙현 선수의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체육계 폭력 근절과 인권침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 제출받은 ‘2020년 실업팀 선수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3.9%가 최근 3년간 ‘직접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피해자의 72.7%는 언어폭력, 8.2%는 언어폭력과 신체 폭력에 노출됐다.

발생 장소로는 68.1%가 훈련장소라고 말했으며. 가해자의 71.5%는 지도자(감독·코치)였고, 다음으로는 선배(36.6%)로 나타났다. 특히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43.4%로 가장 많았다.

권력형 성폭력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3.1%는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8.1%가 성희롱, 5.1%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성폭력 피해를 겪은 응답자의 38.7%가 ‘한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고, 65.6%가 ‘스승과 선수의 관계에서 적극적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성폭력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성 응답자의 경우 ‘성폭력 문제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문제제기를 못한다는 답변이 46.4%로 나타났다.

체육계 폭력과 인권침해 근절을 위해 많은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에 있는 실업팀 선수들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5명 중 1명은 ‘인권침해가 과거보다 줄지 않았다’,‘운동선수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인권보호를 위한 충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라는 질문에 긍정 답변은 19.2%에 그쳤고, 부정적 답변은 42.1%로 나타났다.

전용기 의원은 “정부와 체육계가 선수 인권 개선을 위해 백화점식 개선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현장 효용감은 낮은 것이 드러났다”며 “승리지상주의를 극복하고, 체육계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보다 과감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8월 1일부터 31일까지 대한체육회 등록된 실업팀 선수 전체 940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이 중 3007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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