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들어온지 이틀째인 1일 21세 여대생 두 명이 시민들에게 노란 리본과 뱃지를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혹시라도 웃을까봐 마스크를 썼다”고 밝혔다.(사진=김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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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이데일리 김성훈 김정현 기자] 깊고 어두운 바다에 잠들었던 세월호가 뭍으로 돌아오자 ‘그날’의 상처를 잊지 않으려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가 돌아온지 이틀째인 1일 목포역에서 목포신항을 오가는 임시 셔틀버스는 일반인 관람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목포신항을 찾은 윤채신(84·여)씨는 “가족을 잃은 심정은 말로 못 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을 현장까지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기사 이광수(60)씨도 가슴이 먹먹하기는 마찬가지. 이씨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찾아 놀란다”며 “버스에 타는 사람마다 한숨을 쉬거나 흐느끼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목포 신항을 찾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유가족을 만나러 이동하자 황 권한대행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60대 여성이 눈에 띄었다. 2014년 6월부터 유가족들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다는 이상임 사진작가다.
이 작가는 “참사 발생 두 달 뒤인 6월부터 미수습자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이 지나며 유가족들도 웃기 시작했다”면서도 “전날 목포신항에 들어오는 세월호를 보면서 기절할 정도로 우는 가족들을 보면서 가슴이 메어졌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과 동갑내기였던 고등학생들은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돼 자원봉사에 나섰다. 올해로 21살인 여대생 두 명은 “동갑의 친구들이 희생됐던 3년 전엔 정말 가슴 아팠다”며 “비슷한 시기에 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었기 때문에 더 동질감을 느낀다”고 했다.
| 1일 목포신항 앞 거리에서 목포시 해병대 전우회 회원 남윤성(71)씨가 자원봉사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남씨는 “어제도 왔었는데 전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사진=김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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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군복을 입은 70대 남성은 목포신항에 들어오는 차량들의 교통 정리에 여념이 없다. 목포를 찾은 방문객들의 길 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남윤성 목포시 해병대 전우회 회원은 “목포신항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손이 부족하다”며 “도움이 된다면 무슨일이든 돕고자 하는 마음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월호를 품은 목포시도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시는 세월호 접안에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세월호 자원 봉사자’ 모집에 나섰다. 세월호 자원봉사는 음수봉사나 추모객 안내, 자연환경 정화 등의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목포시 관계자는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