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규모의 재정 긴축 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16일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미국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목표(2%) 이내에서 안정될 전망이지만 최근의 소비와 고용 증가세 둔화, 겨울철의 따뜻한 날씨 때문에 성장 효과가 없어진 점을 고려할 때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회복세가 아직 본격화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은 내년 초, 일시에 대규모의 재정 긴축 상황(Fiscal cliff)을 맞닥뜨리는데 이와 관련한 민주·공화 양당 간의 타협한 도출 시기와 재정 긴축 정도 등의 불확실성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실물경제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작년 8월, 부채 한도 증액 안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국제신용평가사 S&P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다른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대선이 끝나고 재정감축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곧 찾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6월 말 연준의 장기금리하락을 통한 경기부양책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가 끝나면서 3차 양적 완화(QE3)가 시행될지 불확실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이 시기에 앞서 예고와 대응책을 내놓아 변동성을 줄일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이 보고서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금통위원, 감사와 집행간부들을 배부처로 명시해 작성했다. 보고일은 기준금리를 동결시킨 금융통화위원회(5월 10일) 다음날이었다. 이날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문과 총재의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지만, 미국에 관한 부분은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말 외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