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올라도, 내려도.."원화는 오로지 강세"

엔화 오르면 "달러 약세" 재료로
엔화 내리면 "크로스 거래" 자극
  • 등록 2010-01-08 오후 1:55:36

    수정 2010-01-08 오후 1:55:36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지난해말이후 엔화가 달러에 대해 약세를 이어가는 반면, 원화는 오히려 급격한 강세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역외세력들이 경제가 부진한 일본의 엔화를 판 뒤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은 한국 등 아시아 이머징 주요국 통화강세에 베팅하는 이른바 크로스거래의 결과다.

이에따라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등락과 무관하게 하락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약세를 재료로,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는 크로스거래 요인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

8일 오후 1시37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3.5원 하락한 1131.9원을 기록하며 6거래일째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이날 재정부차관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행사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상승압력이 예상됐다. 그러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음에도 환율은 좀처럼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해 한주동안에만 무려 30원 가량 급락한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저가 결제수요 등의 환율반등 재료가 누적됐지만, 이날 엔화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추가적인 엔-원 크로스 거래 가능성이 부각,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달러-엔은 일본 신임 재무상의 엔화약세 지지발언으로 93엔대로 상승, 엔-원 크로스 거래를 자극하고 있다.

현재 달러-엔 환율은 전일보다 0.24엔 높은 93.18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6.87원 하락한 1214.55원을 기록, 지난 2008년 10월이후 1년3개월만에 최저치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엔 크로스 거래는 엔화약세에 베팅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따라 엔-원 환율도 당분간 하락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엔화와 원화의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볼때 엔화를 팔아 원화를 매수하는 것은 어느수준에서 임계점을 찾게 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도 국내외 경제여건과 수급 등을 고려할 때 마냥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점에서 엔 크로스 거래를 일정시점에서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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