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 "넘치는 물 덜어내기"

亞증시 상대적 매력증가
기관투자자 비중 늘려야..증시 안전판 역할
  • 등록 2006-11-28 오후 3:18:16

    수정 2006-11-28 오후 3:41:07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아시아 신흥국의 투자매력이 증가하면서 국내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이를 대신해 국내 기관투자자의 투자비중이 커지도록 증시 구조를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국제금융센터는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지속 여부 검토 및 향후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국내증시는 대만과 함께 신흥주식시장에서 독보적인 투자대상이었지만, 최근 경쟁력이나 투자매력도가 커진 다수의 신흥국증시가 부상,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주도의 국내증시를 안전판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 주도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거꾸로 팔아대는 외국인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올들어 연간 최대규모인 11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92년 외국인 국내증시 개방이후 세번째이며 작년 3조원에 이어 2년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다른 아시아증시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다. 대만·인도·태국에서만 각각 113억달러, 81억달러, 29억달러를 순매수했다.

다른 아시아증시와 국내증시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의 급격한 이익둔화세와 국내 경기둔화 때문으로 국제금융센터은 분석했다.

올초 기업이익 증가율이 10%대 초반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최근 기업 추정이익 증가율은 8% 내외로 축소됐다. 또 수출은 견조하지만 내수부진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둔화시 동반둔화 가능성이 외국인 투자자의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아울러 가장 큰 요인으로 다른 아시아증시의 매력이 더 커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외국인은 그동안 주가 급등이나 통화강세로 인해 다른 아시아 및 신흥국 주식 보유액을 크게 늘린 반면 한국 주식보유 비중을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에서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 저변 확대..`안전판` 조속히 만들어야

이러한 외국인 주식 순매도는 빠르면 내년초부터 국내 기업이익의 둔화세 진정 등 기존 악재들 중 일부가 개선되면서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연구원은 "올해 급격하게 진행된 기업이익 둔화세는 조만간 바닥을 지나 내년 10%대 초반 증가세로 다시 반전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경제는 연간대비 올해보다 둔화될 수 있지만 분기 기준으로 내년 중반이후쯤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한국 증시는 `넘친물을 조정하는 과정`이고, 중국· 대만·인도 등은 `그간 모자랐던 물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이 국내주식에 대해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대체로 국내주식에 대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소형지수에 대비 초과보유하고 있다. 현재 매도세가 진정되더라도 대규모 매수전환보다는 미세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외국인 대신 기관투자자들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중심축이 되도록 조속히 구조전환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손바뀜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보유지분은 지난 2000~2003년 15~16%대에서 지난해 19.6%를 기록했고, 올해 20%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의 기관투자자 보유비중 30~40%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안 연구원은 "개별 상장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은 물론 증시관련 규제를 국제기준으로 개선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관투자자의 저변 확대와 간접투자자의 지속적인 자금유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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