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고유가로 `적자생존` 본격화

  • 등록 2005-09-08 오후 3:21:03

    수정 2005-09-08 오후 3:54:30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제트연료 가격 급등으로 항공산업이 고전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모든 항공사가 똑같은 충격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마다 보유한 항공기와 노선의 거리, 헤지 비율에 따라 항공산업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으며 위기에서 승리할 대표적인 기업들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제트블루항공, 에어트랜 홀딩스와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 영국의 이지제트를 꼽았다.

연료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거리 노선일수록 크기 때문에 대형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연료 효율성이 낮은 구형 항공기를 다수 보유한 한공사들도 고유가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 또 재정이 풍부한 기업은 헤지를 통해 미래의 연료를 유리한 가격에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장기적인 유가 상승에 속수무책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주가는 지난달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약 3% 하락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SE)의 10개 항공주는 평균 10% 하락했다. 또 고유가 충격으로 대대적인 감원을 실시하고 있는 델타 항공의 주가는 올초 대비 80% 이상 하락했다.

사우스웨스트가 고유가에 내성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헤지 덕분이다. 앞서 메릴린치가 이 회사 주식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 것도 높은 헤지 비율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는 올 연말까지 사용할 모든 연료 가격을 배럴당(원유 기준) 26달러로 묶었으며 내년 연료 비용도 배럴당 32달러로 고정시켰다.

반면 델타와 노스웨스트 항공 등은 낙후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연료 헤지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고유가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상당수 아시아 기업들도 유가 충격에 휘청이고 있다. 타이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은 최근 고유가에 따른 영업 손실을 발표했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는 추가적인 비용 삭감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브라질의 바리그는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제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세계 항공산업의 비용이 10억달러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세계 항공산업의 손실이 6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비행산업 컨설팅 회사인 에어클레임스의 피터 모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료 비용이 기업들의 차별화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료 차원에서 노선, 항공기, 헤지가 모두 불리한 입장에 있는 기업이라면 유가 상승으로 손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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