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거품)④고속성장 제동 걸리나

  • 등록 2003-11-18 오후 12:12:11

    수정 2003-11-18 오후 12:12:11

[edaily 공동락기자] 최근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의 웹사이트에는 `변화하는 중국`이라는 포럼이 만들어졌다. 최근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모습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나 견해를 알아본다는 것이 목적이다. 경제 문제를 주요 논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 포럼에는 `경제가 성장하면 좋다`라는 단순한 의견부터 중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나 향후 전망 등을 분석하는 고수들의 견해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모국어가 아닌 영문 사이트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의견 개진이나 댓글 활동도 활발해 경제 현황에 대한 중국인들의 체감적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도 경기과열 가능성이다. 한 네티즌은 현 중국 경제가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2~15%에 달했던 지난 1992~1994년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 부동산 산업 등에 적지 않은 버블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을 비롯한 정책 입안자들이 버블을 경계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 드러나고 있는 과열 조짐들은 지금까지의 고속 성장을 가능케 했던 정책적 기조에 변화가 초래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통화당국은 "소리 없이" 벌써 긴축 쪽으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6년래 최고 상승률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에 비해 1.8% 상승, 6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이후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나 지불준비금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올 들어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화두다. 상반기 중국 전역을 강타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이 다소 완화되면서 언론이나 학계를 중심으로 인플레 가능성이 계속해 제기되고 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물가가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외국인 투자자본의 급증, 한발 늦게 시작된 IT(정보기술) 붐 등으로 생산성이 급속하게 개선되면서 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이로 인해 1990년대 미국의 `고성장 저물가` 신화가 중국에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GDP 성장률이 높아지면 높아지는 만큼 물가 리스크도 함께 커졌다. 인플레이션은 중국 만을 예외로 남겨두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월말 "인플레이션이 중국을 강타하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이 인용한 베이징대학의 한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정부 정책이 특별히 변경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은 단기간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문제로 평가됐다. 단순히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 외에도 부동산이나 일부 제조업에 투자가 집중돼 물가가 차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사회과학연구원의 이시안롱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경제의 한 부문에만 지나치게 자금과 자원이 집중될 경우 오히려 다른 쪽에는 공백이 생겨 결과적으로 경기 회복의 사이클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화량은 이미 적정수준 넘어서 물가만이 아니다. 경기 과열의 징후를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통화량의 경우 더욱 분명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중국의 통화량 기준지표인 총통화(M2)는 10월 들어 전월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적정수준으로 정하고 있는 18% 수준을 무려 10개월째 넘어선 수치다. 지난 8월 인민은행은 단기성 해외 유동자금 유입 등으로 인한 통화량 팽창을 막기위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기존의 6%에서 7%로 1%포인트 상향하고 동시에 안정적인 경제정책 수행을 위해 통화 공급량을 조절하갰다는 의지는 다진 바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강력한 입장 확인에도 불구하고 통화량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의 타이 후이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정부의 지준률 인상 효과가 드러나겠지만 아직까지는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통화량 증가의 모멘템이 약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조되는 긴축의 가능성 물가와 통화량은 경제가 현재 얼마나 뜨겁게 달아 올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비록 경제 전체를 총괄해 집계되는 수치인 만큼 각 경제 주체들의 움직임 구석 구석 읽어내지는 못한다고 해도 경기의 과열이나 위축 징후를 확인하는데 잣대로서는 손색이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현 경제 지표에서 상당한 수준의 과열 징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제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통화 정책의 기조나 방향성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에서는 이미 조심스럽게 긴축으로 정책의 방향을 선회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정부가 이미 "은밀하게" 통화정책기조를 긴축으로 돌렸으며 이 같은 조치를 자체만 놓고 본다면 칭찬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상하이 소재의 핑안보험의 구 웨이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장차 통화를 환수해야 할 가능성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긴축 가능성은 언론 보도나 전문가들의 전망 뿐 아니라 금융기관들의 집계치를 통해서도 감지되고 있다. 10월 발표된 중국 등록 금융기관들의 신규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감소한 106억위안을 기록해 올 들어 처음으로 줄었다. 인민은행은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대출 증가의 모멘텀이 경감되고 있다"며 "이는 중앙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거시정책과 통화정책 수단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정부 차원의 긴축이 상당기간 전부터 시작됐음을 내비쳤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