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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 및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남쪽 측면에서 일부 전진(a certain advance)을 기록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공중 정찰을 수행하며 (러시아군에 의해) 점령된 영토에서 지뢰를 제거하고, 포병으로 러시아 진지를 포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1㎞ 이상 전진한 데 이어 추가 전진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서방의 무기를 갖춘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주변 지역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바흐무트 남서부 마을을 점령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반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를 방어하던 바그너그룹이 무장반란 후 철수한 것이 전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은 바스무트 북쪽과 남쪽에서 착실하게 전진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방어에 추가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북서부 베르히브카 마을을 탈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불명예’라고 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도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리만에서는 전날 러시아군의 다연장 로켓시스템(MLRS) 공격으로 민간인 7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민간 주거지역과 상점, 차량 등도 크게 파손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근처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말랴르 차관도 “바흐무트 북쪽 전선에선 상황에 변화가 없었고, 바흐무트 서쪽과 도네츠크주 북부 리만 근처에선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황을 뒤집기 위해 직접적인 영토 탈환 시도 외에도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활용하는 등 심리전도 병행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미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언급하며 “러시아에서 새로운 반란이나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 반란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도 전날 TV인터뷰에서 “러시아 정치시스템의 붕괴는 이미 시작됐다. 러시아가 전선에서 두세차례 패배하면 러시아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