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만 팠더니 업계 아이콘으로 '우뚝'

  • 등록 2022-09-14 오전 11:20:31

    수정 2022-09-14 오전 11:20:3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MZ세대는 ‘한 우물만 판다’는 데 회의하는 경향을 보인다. 긴 인생, 한가지에만 매몰되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보는 ‘멀티테이너’를 지향하는 것.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나에 올인, 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경우도 분명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꽂힌’ 무언가에 즐겁게 매진하다보니, 어느새 진정성을 인정받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의료계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에 집중해 분야별 아이콘으로 떠오른 사례를 모아봤다.

◇ 글로벌 부호들이 찾는 세계 최대 암센터

세계의 부호들이 암에 걸리면 찾는 병원 중 하나가 바로 ‘M.D. 앤더슨 암센터’다. 이 병원은 ‘암의 역사를 만들고 정복하자(Making Cancer History)’는 사명으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1941년 세워졌다. 이곳은 현재 세계 최대 암 치료 의료기관으로 꼽히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국내 유명인사들도 이곳에서 치료받은 만큼 국내서도 잘 알려졌다.

이는 1941년에는 텍사스 주의회에 의해 ‘텍사스 주립 암 병원 및 암 연구 부서’로 설립됐으며, 이듬해 병원 설립에 투자한 MD 앤더슨 재단의 지원을 기리기 위해 병원명으로 ‘MD 앤더슨 병원’으로 바꿨다. 이 기관은 1971년 국가 암법에 의해 지정된 미국 최초의 3개 종합 암 센터 중 하나에 들었으며, 현재도 51개 국립 암 연구소 지정 종합 암 센터 중 하나로 꼽힌다. 본원 이외에도 뉴멕시코주 알부케르케, 애리조나주 그레이터 피닉스 지역, 뉴저지주 캠든 등에도 분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940년대부터 암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다. 우선 암 환자를 위한 치료·접근 방식에 차이를 두고 있다. 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다수의 진료과 의사가 개입하는 ‘다학제적 치료’가 이뤄진다. 철저하게 각 전문 분야별 팀워크로 치료에 나서며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법을 찾아준다. 병실 역시 100% 1인실로 이뤄져 회복에 초점을 둔다.

병원 측에 따르면 1944년 개원 이후 180만명의 환자가 암치료를 위해 내원했다. 현재 743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1825명의 교수진을 포함한 2만2088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최근까지 17만4126명의 환자가 입원해 치료받았으며, 2만2977회 암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이곳 외과의는 100% 종양학 교육받은 연구자로 구성됐다. 이뿐 아니라 암 예방에 악영향을 주는 생활습관 치료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 가난한 사람에게도 양질의 수술을… 컨베이어 시스템 도입

인도의 ‘닥터 V(벤카타스와미)’는 인도의 시각장애인 중 80% 이상이 가난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목, ‘아픈 환자는 누구나 치료받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1976년 아라빈드 안과병원을 개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윤 없이는 가난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도울 수 없다’는 현실적 목표도 세운다. 이를 위해 표준화·단순화·전문화로 대변되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인도의 과학기술력과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렌즈회사 ‘오로랩’을 설립, 인공수정체를 4달러에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은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수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채 5분이 걸리지 않고, 최대 이틀이면 퇴원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1년에 외래 환자 220만명을 진료하고 있다. 현재 60%의 환자들에게 무료 수술을 해주면서도 40%가 넘는 이익률을 올리는 상황이다. 11개 병상에서 시작한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현재 7개 병원에서 3600개 이상 병상을 운영하는 규모로 성장했으며,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안과 의사들이 수술 노하우를 배우러 찾아오는 기술력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안과 병원이 되었다.

◇ 19년간 ‘비만치료’ 한 우물… 고객만족도 99.2% 달성

국내에도 19년간 한가지에만 ‘올인’한 의료기관이 있다. 오로지 비만 하나에만 집중한 365mc다. 이미 국내서 지방흡입·비만클리닉 하면 떠오르는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365mc는 ‘비만 하나에만 집중하는 병원은 왜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했다. 현재 365mc는 연간 3만건의 지방흡입에 나서고 있으며, 19년간 600만건의 비만치료 건수 달성을 앞두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고객만족도 99.2%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고객만족도 99.2% 달성의 비결은 수술 결과의 만족과 서비스의 만족에서 이어진다. 지방흡입 하나에만 집중하기에 기록할 수 있는 연간 3만건이 넘는 지방흡입 수술 건수는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을 방증한다. 365mc는 지방흡입 부위별 전담의를 운영해 전문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365mc는 지방흡입 결과를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최초로 지방흡입수술에 ‘인공지능’을 더하고, 카이스트와는 지방층만 타깃으로 하는 ‘초고효율 캐뉼라’ 연구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흡입지방연구소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공지능 전문기업 아크릴과 비만 특화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개발하고, 한국기계연구원과 인공지능 지방흡입 로봇 개발에 소매를 걷었다. 이뿐 아니라 경희의과학연구원과도 디지털 비만치료제 개발을 함께 하기로 했다.

특히 의료행위 하나에만 그치지 않고, 비만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후관리 시스템도 강화해나갔다. 글로벌365mc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비만치료 후 효과를 유지하고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특화된 시각에서 모든 프로세스가 검토되고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3D·초음파를 활용한 정밀 비만 진단 시스템, 식이영양상담센터 및 전용 식이처방전 발행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병원 밖에서도 비만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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