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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도착한 최 차관은 12일 밤 이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카타르로 이동했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카타르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 외교부 본부와 주이란한국대사관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최종건 “증거 제시하지 않는 상황 용납 못해”
지난 2박 3일간 방문동안 최 차관은 세이에드 압바스 아락치 외교차관과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갖는 한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 압둘나세르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 카말 하라지 최고지도자실 외교고문, 모즈티바 졸누리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마흐무드 헤크마트니어 법무차관, 모하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 등 각급의 외교안보 인사와 접촉했다.
이 자리에서 최 차관은 이란 측에 지난 4일 이래 우리 선원과 선박이 억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해제를 요구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억류 조치가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에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선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영사 접견을 포함해 충분한 영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란 측 인사들은 한국 선박 억류 건은 해양 오염과 관련된 기술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공정하고 신속한 사법 절차의 진행과 동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선원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 지속 제공 및 영사 접견권 보장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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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슈인 한국 내 자금 동결 문제에 대해서도 평행선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은 약 70억달러(약 7조 6000억원)로 추정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란 측과 거래하면 제3자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는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미국이 허용하는 인도적 물품 교역을 통해 이를 되돌려주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 차관은 우리 정부의 주도하에 그간 8차례 한-이란 인도적 교역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하는 등 이란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수출해 왔음을 강조하고, 향후 국내 이란 원화자금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이란 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한국 정부는 한국 내 있는 원화자금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구매하려는 이란 정부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협의해 특별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란 측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미국 은행이 끼면서 미국이 자금을 동결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최종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이날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 브리핑에서 “이란은 전부터 한국에 동결된 우리 자산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접근에 불만을 표시해왔다”며 이번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내 이란 자산 동결 문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란 정부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이와 관련 “테헤란을 방문한 최 차관이 효과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대비하는 한편, 우리 정부는 억류된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영사조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차관은 지난 11일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해 조속한 시일 내에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지난 12일 이란 측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대책반 회의를 주재, 현장에서의 우리 국민 보호 체계를 재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