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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힘겨운 턴어라운드의 길을 걷고 있는 블랙베리가 여전히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보안과 소프트웨어 등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한때 보안상 강점으로 기업시장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똑똑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신사업에서의 매출 비중은 미미한 편 만큼 어느 정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손잡은 블랙베리의 셈법
최근 블랙베리의 행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자인 삼성전자(005930)와의 제휴였다. 보안에 관한 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블랙베리로서는 판매량 확대에 목을 매고 있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윈윈일 수 있다. 미국 경제 매체인 포브스는 이같은 블랙베리의 전략을 두고 “일부에서는 다르게 보기도 하지만, 매우 똑똑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블랙베리와 삼성전자의 첫 작품은 삼성의 `갤럭시 탭S 10.5`를 기반으로 해 블랙베리가 생산한 `시큐탭`(SecuTab)이다. 4년만에 두 번째로 내놓은 이번 태블릿은 삼성전자 태블릿의 하드웨어 기능에 블랙베리가 자랑하는 시큐스마트의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해커 등의 공격에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독일 정부가 이 제품의 보안 인증에 앞서 시험을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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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제휴는 블랙베리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그 만큼 블랙베리로서는 삼성과의 악연을 끊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을 법하다.
이와 함께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보안및 관리 플랫폼인 `BES12`를 안드로이드에 적용하기 위해 구글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BES12는 안드로이드부터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바일 OS에 적용한 모바일 보안 플랫폼이다. 블랙베리는 이를 통해 2015 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BES12 매출을 지난 회계연도의 두 배 수준인 5억달러(약 5493억원)로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소프트웨어에서의 미미한 출발
실제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부문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델타에어라인과 캐나다 정부, 호주 교통안전청 등이 새로운 고객으로 참여하는 등 올해 늘어난 고객수만 2200개사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프트웨어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다. 첸 CEO 역시 “아직까지는 이처럼 늘어난 고객 기반을 충분히 매출로 연결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첸 CEO는 올해 여력만 된다면 이 분야에서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올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가 가장 전략 중 하나는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블랙베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32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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