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열풍..울고 웃는 코스닥 상장사

카지노 업계 1위 IGT 매각..코텍과 토비스 주가에 영향
앨러간 매각 추진에 메디톡스 주가 하락
  • 등록 2014-07-21 오전 11:07:49

    수정 2014-07-21 오후 6:16:38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수출 중소기업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인수합병(M&A) 결과에 따라 웃고 울고 있다. M&A로 기존 계약에 대한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주가가 내리는가 하면 투자를 미루던 세계적 업체의 M&A가 마무리되면서 투자를 다시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과 함께 닫아뒀던 곳간을 열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글로벌 업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텍은 17일부터 3거래일 동안 9% 올랐다. 코텍은 4월29일 연중 최고가인 1만6100원을 기록한 이후 7월16일 연중 최저치인 1만1400원으로 떨어질 때까지 2개월 이상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텍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의 카지노게임 시스템업체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IGT)가 수익성 악화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매각을 진행 중인 업체가 경쟁이 치열한 슬롯머신 시장의 동향을 제대로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전 세계 온라인 복권 사업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지테크(G-Tech)가 IGT를 6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우려가 해소됐다. 지테크가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코텍이 공급하는 부품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최근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코텍은 IGT가 필요로 하는 카지노 모니터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IGT 정상화는 슬롯머신 업계 2위 업체인 발리(Bally)에 커브드 모니터를 공급하는 토비스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IGT 매각이 성사된 다음날 토비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으나 이후로는 약세 행진을 보이고 있다. 슬롯머신 시장에서 다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탓이다.

최성환 유화증권 연구원은 “IGT를 인수한 지테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며 “하반기 코텍의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약업체 메디톡스도 M&A 영향으로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앨러간(Allergan)과 계약금만 6500만달러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덕분에 주가도 급등했다. 하지만 올 4월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 밸리언트(Valeant)가 앨러간 인수를 위해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탈과 520억달러를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도 미끄러졌다. 메디톡스와 앨러간이 체결한 기술 수출 계약 이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M&A에 따른 전방산업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에 투자를 결정할 때 한번쯤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기업 간 인수합병(M&A) 규모가 2조달러(약 2000조원)를 넘어서면서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김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는 현시점에서 시설투자보다 경쟁자를 제거함과 동시에 손쉽게 시장점유율(M/S)을 높이는 M&A가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M&A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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