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9호선, 안타봤으면 말을 마세요"

서울지하철 9호선 영업시운전 시승기
  • 등록 2009-03-20 오후 3:43:55

    수정 2009-03-20 오후 3:51:02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봄기운이 완연한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화역.

오는 21일부터 영업시운전에 나서는 9호선이 언론에 미리 공개됐다. 유일한 지상 역사가 있는 이곳을 출발하는 9호선 열차는 여의도를 지나 강남까지 달린다. 일단 1단계 구간(개화산~논현)만 5월말께 개통된다. 이어 2단계 공사까지 마무리되면 삼성동을 거쳐 송파구 방이동까지 갈 수 있다. 

◇ 넓어진 좌석..`쩍벌남` 핀잔 줄어들까?

개화역 승강장에 서있는 열차에 오르니 `스르륵` 조용히 문이 닫힌다. 기존 지하철보다 천천히 출발한다 싶더니 미끄러지듯 속도가 올라간다. 정상운행시 최고 속력은 시속 80km이지만 자동제어시스템으로 승차감이 좋다. 

9호선 전동차는 차량과 차량 사이에 문이 없다. 객실간 이동을 수월하게 만든 것. 통로도 종전(81cm)보다 1.5배(120cm) 가량 넓혔다.

손을 위로 뻗으니 천장이 닿는다. 천장 높이는 기존 지하철보다 25cm 가량 낮다. 차량의 높이를 낮췄기 때문에 지하 터널이 조금 작아져 시공비를 줄일 수 있었다. 

키가 작은 사람과 큰 사람의 편의를 고려해 160㎝와 170㎝ 높이의 손잡이를 번갈아 배치한 점도 눈길을 끈다. 선반은 양쪽 끝과 중간에만 설치했다. 대신 좌석 아래 공간을 비워둬 우산이나 짐을 놓을 수 있다.

좌석은 부드러운 질감의 불연성 섬유소재로 제작해 시각적으로 따뜻해 보였다. 앉아보니 출잎문 옆 공간을 줄여 1인당 좌석 너비를 43㎝에서 45㎝로 넓혀서인지 한결 편하다. `쩍벌남` 핀잔으로 다리를 오무려야 하는 남성들이 조금은 편할 성 싶다.

◇ 김포~논현 30분만에..급행도 동시 운행

약 3km를 달려 김포공항역에 도착하니 아직 역사 마감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 승강장 맞은편은 바로 공항철도 승강장과 연결된다. 요금체계가 다르지만 개통시기에 맞춰 9호선 이용객들이 이곳에서 갈아 타고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요금 정산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시승 열차는 여기서 한 정거장을 더 간 공항시장역까지만 운행한다. 시운전을 마치고 1구간이 정식 개통되면 4량씩 연결된 24대의 열차가 평균 4.5분 간격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2013년에는 6량씩으로 열차가 늘어나고 운행 간격은 3분으로 줄어든다.

9호선은 같은 노선에 완행과 급행열차를 동시에 운행한다. 급행은 김포공항에서 신논현까지 구간 중 9개역만 정차해 30분만에 주파한다. 25개 역을 정차하는 완행은 50여분이 걸린다. 급행과 완행은 1대 3의 비율로 배차된다.

각 역사도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특화한 점이 눈에 띈다. 남성과 여성화장실 비율을 1대 5 정도로 만들어 여성을 배려한 점이나 편의점 기능을 겸한 매표소 등이 특징이다.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스크린 도어 등이 설치되고 환승거리가 긴 동작역 같은 곳은 무빙 워크도 놓인다.

다만 아직 요금체계가 해결되지 않았다. 기본요금에 대해 민자사업자인 9호선 메트로측은 1200~1300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종전 지하철과 같이 900원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양측 입장이 팽팽해 결과는 내달이나 돼야 확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1일부터 9호선 전체 시스템을 연계해 테스트하는 영업시운전을 진행한뒤 각종 미비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각 역사의 마감 공사가 마무리 되는 내달 말께는 일반 시민들도 참여하는 시승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개통은 5월말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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