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전화 드릴게요” 짤깍 전화를 끊기면 양반이다. 대부분 그런 말조차 하지 않는다.
기자들이 사정 없이 전화를 끊는 건 마감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다. 마감시간에는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예전에 한 기자는 평균 2개 이상의 기사를 매일 써내느라 전화 50통에 이메일 100통에 매달리고 인터뷰하고, 읽고 또 쓰기에 시달린다고 했다. 게다가 편집장과 동료들의 방해 역시 만만치 않은 일상이다.
마감압박에 눌려사는 언론인들은 방해를 당한 뒤에도 곧바로 업무에 복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렇지 않다. 전장에서 저격수에게 조준 당하는 것처럼 위험한 환경에 처하지 않는 이상, 훼방을 받은 뒤에 고도의 집중상태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우리의 마음은 떠돌기 십상이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와 관련해 “지적 업무의 경우, 한 번 방해를 받으면 다시 원래의 궤적으로 돌아와 업무에 집중하기까지 5~15분의 시간이 걸린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적이 있다.
창의적 사고과정에 빠져 있을 때 훼방을 받는 건 짜증나는 일이다. 힘차고 유연하게 지적 영역을 헤엄치고 있을 때를 생각해보자. 이때 훼방을 당하는 건 마치 해저면을 따라 수영하던 가오리를 휙 수면으로 채 올리는 거나 다름 없다.
그리고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우린 우리 자신을 재차 방해하게 마련이다. 다시 일에 집중하기까지 커피를 따르거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서핑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방해한다.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직장에서의 사람들과 업무시간을 고려해보자. 그렇다면 현대의 사무직을 특징 짓는 끊임없는 훼방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기업의 전투병들은 전화와 컴퓨터 이메일 주소를 지급받고 훼방의 전장으로 파병된다. 또 휴대폰과 개인 이메일과 같은 사적 무기들까지 갖추고 있다. 업무 상당부분이 이메일과 메신저, 전화와 음성메시지, 문자 메시지로 이루어진다. 훼방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대부분 딩동 소리를 내거나 여타 소음으로 새 메시지의 도착을 알린다.
이런 작업환경은 우리의 두뇌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메일과 전화의 집중포화를 받는 사람은 마리화나 흡연자보다 더 많은 IQ의 손상을 입는다고 한다. 습관적으로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은 삼십대에 이를 때쯤 입이 헤 하고 벌어지는 게 나의 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얼마나 더 나빠지는 건가?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인들은 막상 방해 받는 걸 꽤나 좋아하는 것 같다. 훼방의 대부분은 친구와 가족들에게서 온다. 이들에게서 온 이메일과 전화로 사적인 일과 업무가 부드럽게 뒤섞인다. 이야기와 단신들로 가상의 놀이공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이 공간은 진중하고 독창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의 영역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한국인들이 방해 받기를 즐긴다. 한국의 방해수준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일거라고 내기를 해도 좋다.
내가 틀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사람이 휴대폰 전화를 건낼 수 있는가. 신경과민의 기자들까지도 기사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 놓는다. 그들은 방해 받기를 자청하며 독자들을 초청하고 있다. 내 주소는 다음과 같다. breenmike@gmail.com
마이클 브린(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
(영어원문)
Is Constant Interruption at Work So Bad?
If you have to phone a Korean journalist between 2pm and 5.30pm, you should brace yourself.
“Call you back,” a polite reporter might snap. Others won’t get that far.
The reason for the quick dismissal is that he’s working to deadline. And he’s doing so in an environment of semi-chaos. One reporter told me he writes two stories a day, and that on average, he has to juggle 50 calls and 100 emails around the reporting, interviewing, reading and writing. That, plus the usual interruptions from his editors and colleagues.
These professionals are forced by deadline pressure to take an interruption and get back to the task at hand.
“For knowledge work… every time you are interrupted, it takes 5-15 minutes to fully recapture your train of thought and get back to being completely immersed in your main task,” said one expert in a story on interruptions in the workplace in The Financial Times.
Being interrupted when you’re in creative production mode is annoying. There you were, moving powerfully and gracefully over the mental terrain, like a stingray cruising the contours of the seabed, when all of a sudden you’re yanked to the surface.
And what happens? We double-interrupt ourselves &8211; pour a coffee, check for new emails, channel surf, or interrupt someone else &8211; before starting the process of getting back into focus.
If you consider where you go in these moments and start multiplying by minutes in the day and people in the workforce, you begin to get a sense of the impact of the state of perpetual interruption that characterizes modern office work.
Today’s corporate foot soldier is kitted out with a phone, a computer and an email account and sent into a battle zone of interruptions. She also has her own personal weaponry - a cell phone and a private email address. Much of her work will involve emailing, instant messaging, phone calls, voice mails and text messages. So will the interruptions. Often they come with plops or other noises that announce their arrival.
This environment may be taking a toll on our brains.
A study in Britain found that people subjected to a barrage of emails and calls were more impaired in terms of their effective IQ than regular cannabis users. My image of habitual cannabis users is that by the time they reach their thirties, their mouths hang open. Does this mean we normal office folk are worse?
You will have noticed that my implication so far is that we modern office-workers may have a problem. It is taken for granted that anything that stresses people or inhibits their effectiveness and productivity must be corrected.
But this may not be the case in Korea. I think that people here actually like being in that state of being interrupted. Much of the interrupting is by friends and family. Emails and mobiles allow them to combine personal and professional stuff in a smooth fashion.
Having all these little conversations and notes and things puts them in a superficial fun space. It’s a zone in which a person is not really responsible for serious, original stuff.
I would be willing to bet that the average level of interruption in Korea is highest in the OECD precisely because Koreans like to be interrupted.
I might be wrong. But how come everyone hands out their cell phone numbers? Even irritated reporters sign off their stories with their email address. They’re inviting us, the readers, to interrupt them. Here’s mine: breenmike@gmail.com
By Michael Breen(The president of Insight Communications Consult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