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깎는 돈도 아꼈다

2분기 소비지출 8.6% 급감..외환위기 이후 최대
  • 등록 2005-08-02 오후 3:55:25

    수정 2005-08-02 오후 3:55:25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국민들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씀씀이를 확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를 이용했고 몸이 아파도 병원 가기를 꺼렸다. 복권은 물론이고 책이나 신문 살 돈을 아꼈고 이발소나 미장원에서 머리깎는 비용마저 줄였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94만원으로 전분기 212만원에 비해 8.6% 감소했다. 통계청이 전국 2인 이상 가구로 가계수지 조사대상을 확대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도시근로자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199만8000원으로 8.9% 감소해 지난 98년 2분기 9.9% 감소 이후 7년만에 가장 큰 폭 떨어졌다.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는 광열수도비와 교육비 등을 제외하면 기타소비지출이 33만5000원으로 12.3% 감소해 가장 큰 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이 보건의료(9만8000원, -4.8%), 교통통신(34만6000원, -1.0%), 교양오락(9만5000원, -0.1%)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기타소비지출를 항목별로 보면 담배와 장신구에 쓴 돈이 각각 4.3%, 10.6% 증가한 반면 이미용 비용은 14.0% 감소했다.

경조비와 복권 구입비 등을 아우르는 잡비는 14.1% 감소해 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기 쉬운 부분부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비에서는 병원진료비 등 보건의료서비스가 8.9% 감소했고 보건의료용품기구가 0.2% 줄어들었다. 반면 김기약, 위장약 등 의약품 구입비용은 3.8%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교통통신비 중에서는 자동차 구입과 유지를 위한 개인교통 비용이 2.9% 떨어진 반면 버스나 지하철 등 공공교통 비용은 3.5% 증가했다.

교양오락비에서는 서적이나 인쇄물이 9.7% 감소했고, 영화관람료나 노래방 이용료 등 교양오락서비스 비용은 1.5% 줄었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 과장은 "광열수도비와 교육비 등은 계절적 영향이 컸으나 다른 부분은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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