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배우고 있다더라"...'의새'로 맞선 의사들

  • 등록 2024-03-03 오후 10:03:54

    수정 2024-03-03 오후 11:43:3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의새’ 중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의새는 형사 일곱 명한테 핸드폰, 노트북 죄다 뺏긴 의새다”

지난 1일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 및 방조한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3일 SNS에 남긴 글이다.

‘의새’는 의사를 비하하는 뜻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지난달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해외 의사 수 증원 상황을 설명하면서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는데, 박 차관은 다음 날 브리핑에서 과로에 따른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박 차관의 사퇴를 촉구했고, 임 회장은 박 차관을 모욕죄로 고발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찰청은 그제 임 회장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의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압수수색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 입장하려다 예정된 참석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경호처 직원들에게 이른바 ‘입틀막’ 제지를 당한 뒤,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 대상 5명 중 임 회장을 포함한 4명에 대해 출국금지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사들이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불법행위가 있다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오는 6일부터 의협 지도부를 차례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반면 임 회장은 이날 오후 SNS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대신하듯 “나는 나의 능력이 허락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의료직의 명예와 위엄 있는 전통을 지킨다. 동료는 나의 형제며, 자매다”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일부를 옮겼다.

사진=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SNS
이날 오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4만 명, 경찰 추산 15000명이 모여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 가운데 닭, 비둘기 등 가면을 쓰고 ‘의새’를 표현한 참석자도 보였다.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지난달 29일)이 지난 지 사흘째이지만, 그동안 전공의들의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오후 5시 100개 수련병원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총 565명으로, 전체 1만3000명 대비 4.3%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임 회장은 “자의로 사직한 전공의들 생활고에 힘든 분들 도울 준비 거의 다 되어간다”, “소아과샘(선생님) 중에 한 분은 용접 배우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더 이상 살기 싫다고”라고 전하기도 했다.

‘원칙 대응’을 거듭 강조한 보건복지부는 내일(4일)부터 병원에서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들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를 대상으로 고발 등 사법절차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때처럼 의사들을 구제해주는 일은 없을 거란 게 정부 입장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