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포지수 5년반만에 최저..힘 얻는 글로벌 증시 낙관론

VIX지수 5년 반래 최저..英 증시는 리먼 전 수준 회복
美 국채 금리 급등..위험선호도 높아져
부채한도 협상이 변수..성급한 낙관론 경계 목소리
  • 등록 2013-01-10 오후 2:12:08

    수정 2013-01-10 오후 2:12:08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연초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내내 시장을 짓눌렀던 재정절벽 우려가 해소된데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좋게 나오는 등 미국 어닝시즌이 산뜻한 출발을 했기 때문이다. 영국 증시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공포지수 역시 5년 반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공포지수 5년반 만에 최저..美 국채 금리 급등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9일(현지시간) 장중 한 때 13.2포인트까지 하락해 지난 2007년 6월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의 변동성지수인 VSTOXX지수와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CVIX 역시 2007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지수 추이 (자료:야후 파이낸스, 단위: 포인트)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가 아직 회복궤도에 완전 진입하지 못한 데다 미국 부채한도 상한, 유럽 재정위기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한 와중에 나온 것이다. 이는 현재 상황에 대해 낙관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낙관론이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앙은행의 유동성 파티가 약발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위기 상황을 손놓고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란 믿음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영국 FTSE 100지수는 이날 6100선을 넘어서면서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 5월 수준을 회복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을 버리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초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미국 국채 매도세로 시장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1.8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보다 50bp(베이시스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트레드니들의 윌리엄 데이비스 글로벌 증시 대표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전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처를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급한 낙관론 경계 목소리도

물론 성급하게 확산되고 있는 낙관론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재정절벽(fiscal cliff)이라는 고비를 넘은 미국이 부채한도 상한 상향과 중기적 재정적자 감축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은 낙관론을 느긋하게 즐길 수만은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에도 부채한도 증액을 두고 줄다리기 기싸움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는 한동안 글로벌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했다.

알코아가 예상외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면서 선전했지만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이 아직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현재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아울러 유럽에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재정위기도 주가를 언제든 끌어내릴 수 있는 요소다.

제이제이 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파생상품 전략 대표는 “수주간 VIX지수가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는 있겠지만 부채한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면 바뀔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팸 파이넬리 도이체방크 선임 스트래티지스튼 역시 “극도로 안좋은 소식이 들려온다면 VIX지수가 수일 내 두 배로 치솟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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