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약업계' M&A 봇물 터질까

약가인하 등 악재로 중소제약 M&A 가능성
대기업 제약사 인수 여부 관심
  • 등록 2012-10-19 오후 4:23:27

    수정 2012-10-19 오후 4:23:27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올해 들어 제약업계에 소규모 입수·합병(M&A)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그동안 제약사간 유사한 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M&A와 거리가 멀었지만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 외부 요인으로 달라진 분위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근화제약(002250)이 미국 복제약 전문회사 알보젠에 인수됐다. 알보젠은 신주발행과 근화제약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 50.5%를 매입했다. 이에 앞서 녹십자(006280)는 이노셀을 인수했고, 한독약품(002390)은 제넥신의 인수를 예약한 상태다.

상위제약사간 대형 M&A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동아제약이 삼천리제약을 인수한 이후 제약업계가 2년 만에 다시 M&A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제약업체 간 M&A는 소극적이었다.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복제약 중심의 유사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서로 합쳐도 시너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특정 제품에 대한 공동 마케팅 정도만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초 단행된 약가인하, 몇 년째 지속되는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영업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M&A 시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약 개발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우수 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 알보젠에 팔린 근화제약의 경우 오래 전에 매물로 나왔지만 최대주주가 매매가를 높게 제시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수할만한 제약사를 찾기 힘들었지만 최근에는 약가인하로 경영에 부담을 가진 업체가 많아지면서 매물로 나온 업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한독약품과 녹십자의 사례와 같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M&A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동아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상당수 상위제약사들은 바이오벤처와 제휴를 맺고 바이오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이노셀처럼 우수 신약 과제를 확보했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는 바이오업체는 어렵지 않게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기업의 제약사 인수 여부도 관심거리다. 최근 몇년간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제약업계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호시탐탐 인수 대상을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유풍제약과 한일약품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다만 현재 제약산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이 제약사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의문이다.

경쟁사 지분 확보를 통한 M&A 가능성도 열린 상태다. 일동제약의 경우 녹십자가 8.28%, 환인제약이 6.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동아제약의 지분 8.71%를 보유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가인하 등의 악재로 제약사 운영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할 수 있다”면서 “근화제약처럼 창업주가 아니거나, 오너 2·3세가 경영하는 제약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근화제약, 12월13일 임시주총
☞[특징주]美제약사에 팔린 근화제약 '上'
☞근화제약, 美 제약사 알보젠에 팔렸다(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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